2008년 5월 15일 목요일

SKT,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출을 보고 생각한 대기업의 게임 시장 진출

SK 텔레콤 (017670) 이 중국의 온라인 게임 개발사인 매직그리드의 홍콩 법인에 투자를 하는 형식으로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매직그리드란 회사는 The Patrix Online, 중국어로는 纸客帝国 이라는 제목의 FPS를 개발한 곳인데요, 동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종이짝 캐릭터가 나와 총질을 하며 싸운다는 점에서 얼마 전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우리 나라의 페이퍼맨과 흡사합니다.






뭐 표절이니 모방이니 하는 걸 논하려는 게 아니니까 얼마나 비슷한지는 관심 있으신 분들만 탐구해 주시고, 주주의 입장으로서 (ㅋㅋㅋ) 조금 걱정 되는 건 정말 제대로 될까..입니다. 2006년 쯤부터 대기업들이 너도 나도 온라인 게임 시장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근데 사실 뭐 제대로 된 게 아직 없죠.


SK 텔레콤 (017670) 은 엔트리브를 작년 7월에 인수했지만, 오히려 SK커뮤니케이션즈(066270)네이트에 게임 포탈을 만드네 뭐네 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SK C&C는 1년 6개월 동안 뻘짓만 하다 그냥 온라인 게임 사업은 손을 뗬고. 효성은 효성 CTX라는 자회사까지 만들어서 랜드매스라는 메카닉 FPS를 내놓은 것 까진 좋았는데 역시 지리멸렬이라 지금은 쌩뚱맞게도 iMBC 포털에서 서비스를 하고 앉아 있고. 자사 포탈인 Paran에 게임을 넣어 어떻게 해보려 하고 있는 KTH (036030) ( 역시 효성이나 SKT보단 나은 수준이었지만 십이지천2가 나오기 전에는 Gametrics PC방 게임 이용 순위에서 대략 수늬권 밖이었고. 넷마블을 통째로 사서 잘 하고 있는 CJ인터넷이나 던전 앤 파이터 퍼블리싱의 성공으로 이름을 날린 삼성전자 외엔 모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왜 그럴까요?


온라인 게임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건 맞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온라인 게임 회사들은 대부분이 "개발자" 또는 "엔지니어"가 주축이 됐기 때문에 "사업 진행 능력"이 조금 떨어졌던 - 그래서 잘 만든 게임으로도 돈을 못 벌고 망하거나 실패하는 적도 많았던 - 것도 맞습니다. 또 다른 IT 업계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게임 산업 역시 자금력은 가장 막강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아마 대기업들은 이런 것을 보고 한 번 해볼까~ 하고 발을 담근 게 아닐까요.

"뭐 돈도 없고 사업이 뭔지도 모르는 송사리들이 까불고 있는 시장에 일 제대로 할 줄 알고 돈도 많은 우리가 가서 확 휘어 잡아 버리는 거야~"

하지만 대기업들이 자금력이나 사업 진행 경험은 현재 잘 나가는 NC나 넥슨, 한게임 같은 데 보다 우월할지 모르겠지만 게임 산업이 공돌이들이 벤처나 해서 하는. 애들 장난같은 게 아니라는 인식이 이제는 조금 생겼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IT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 다 그렇듯 온라인 게임 산업 역시 이전의. 특히 굴뚝산업과는 정말 다른 것 같습니다. 기존의 상식이 통하지도 않는 것 같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어떤 사업에서 얼마나 성공을 했든지 간에, 온라인 게임 산업에 발을 디디는 순간 그 회사는 신생아나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해 보면 넥슨이라는 회사가 온라인 게임 산업이란 걸 처음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또 NC라는 회사가 시장에 들어와 사실상 이 두 회사가 지금 우리가 말하는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생 고생을 했을까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나침반도 없이 헤매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그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해 냈고 두 회사 모두 - 특히 넥슨 - 다른 여러 회사들로 인재들이 퍼져 나가 사실상 현재의 온라인 게임 산업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회사들조차 아직까지도 어떻게 온라인게임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갈팡질팡만 하다 지리멸렬한 넥슨의 빅샷이나 제라 같은 걸 보면 - 아직까지도 이런 저런 실험을 해 보면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판에 대기업이 들어온다..기존의 법칙이 먹혀들지 않고 계속 조직이 변화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시장에 대기업이 돈과 기존 사업에서의 경험만을 갖고 들어 온다. 글쎄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SKT라면 적어도 온라인 - 모바일 연동해서 기존 업체에 비해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방안 정도는 치열하게 고민해서 시작부터 기존의 모바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확실히 제시해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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