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표절이니 모방이니 하는 걸 논하려는 게 아니니까 얼마나 비슷한지는 관심 있으신 분들만 탐구해 주시고, 주주의 입장으로서 (ㅋㅋㅋ) 조금 걱정 되는 건 정말 제대로 될까..입니다. 2006년 쯤부터 대기업들이 너도 나도 온라인 게임 시장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근데 사실 뭐 제대로 된 게 아직 없죠.
SK 텔레콤 (017670) 은 엔트리브를 작년 7월에 인수했지만, 오히려 SK커뮤니케이션즈(066270) 가 네이트에 게임 포탈을 만드네 뭐네 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SK C&C는 1년 6개월 동안 뻘짓만 하다 그냥 온라인 게임 사업은 손을 뗬고. 효성은 효성 CTX라는 자회사까지 만들어서 랜드매스라는 메카닉 FPS를 내놓은 것 까진 좋았는데 역시 지리멸렬이라 지금은 쌩뚱맞게도 iMBC 포털에서 서비스를 하고 앉아 있고. 자사 포탈인 Paran에 게임을 넣어 어떻게 해보려 하고 있는 KTH (036030) ( 역시 효성이나 SKT보단 나은 수준이었지만 십이지천2가 나오기 전에는 Gametrics PC방 게임 이용 순위에서 대략 수늬권 밖이었고. 넷마블을 통째로 사서 잘 하고 있는 CJ인터넷이나 던전 앤 파이터 퍼블리싱의 성공으로 이름을 날린 삼성전자 외엔 모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왜 그럴까요?
온라인 게임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건 맞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온라인 게임 회사들은 대부분이 "개발자" 또는 "엔지니어"가 주축이 됐기 때문에 "사업 진행 능력"이 조금 떨어졌던 - 그래서 잘 만든 게임으로도 돈을 못 벌고 망하거나 실패하는 적도 많았던 - 것도 맞습니다. 또 다른 IT 업계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게임 산업 역시 자금력은 가장 막강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아마 대기업들은 이런 것을 보고 한 번 해볼까~ 하고 발을 담근 게 아닐까요.
"뭐 돈도 없고 사업이 뭔지도 모르는 송사리들이 까불고 있는 시장에 일 제대로 할 줄 알고 돈도 많은 우리가 가서 확 휘어 잡아 버리는 거야~"
하지만 대기업들이 자금력이나 사업 진행 경험은 현재 잘 나가는 NC나 넥슨, 한게임 같은 데 보다 우월할지 모르겠지만 게임 산업이 공돌이들이 벤처나 해서 하는. 애들 장난같은 게 아니라는 인식이 이제는 조금 생겼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IT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 다 그렇듯 온라인 게임 산업 역시 이전의. 특히 굴뚝산업과는 정말 다른 것 같습니다. 기존의 상식이 통하지도 않는 것 같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어떤 사업에서 얼마나 성공을 했든지 간에, 온라인 게임 산업에 발을 디디는 순간 그 회사는 신생아나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해 보면 넥슨이라는 회사가 온라인 게임 산업이란 걸 처음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또 NC라는 회사가 시장에 들어와 사실상 이 두 회사가 지금 우리가 말하는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생 고생을 했을까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나침반도 없이 헤매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그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해 냈고 두 회사 모두 - 특히 넥슨 - 다른 여러 회사들로 인재들이 퍼져 나가 사실상 현재의 온라인 게임 산업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회사들조차 아직까지도 어떻게 온라인게임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갈팡질팡만 하다 지리멸렬한 넥슨의 빅샷이나 제라 같은 걸 보면 - 아직까지도 이런 저런 실험을 해 보면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판에 대기업이 들어온다..기존의 법칙이 먹혀들지 않고 계속 조직이 변화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시장에 대기업이 돈과 기존 사업에서의 경험만을 갖고 들어 온다. 글쎄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SKT라면 적어도 온라인 - 모바일 연동해서 기존 업체에 비해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방안 정도는 치열하게 고민해서 시작부터 기존의 모바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확실히 제시해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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