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9일 금요일

마케팅이 필요없는 브랜딩 세미나에서 끄적인 것들

어제 갔던 세미나에서 제가 끄적인 것 그대로 옮겨 봅니다. 어제는 권민이라고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이시자 몇몇 책을 쓰신 분께서 강의를 해 주셨는데, 유니타스브랜드 잡지를 과월호까지 다 샀고 그 외 저서를 몇 권 갖고 있으니 (32권짜리 역사 소설 같은 걸 빼면) 제 책꽂이에서 가장 많은 책을 써 주신 분이네요.

여튼, 강의 시간에 듣고 이거다. 싶은 거. 그리고 맘에 드는 문구들만 제 멋대로 적어 놨습니다. 중요한 것들, 핵심적인 것들만 적은 게 아니라 주관적인 느낌으로 정리한 거기 때문에 아래 내용을 보신다고 어제 강연의 내용이 한 눈에 팍..파악되는 것은 아님을 먼저 알려 드립니다. 그럼 시작.

 
누가 스타벅스를 저 돈 주고 먹을까? 누가 저런 재질의 지오다노를 입을까? 결국은 브랜드 때문에 다들 먹고 입고 했다. 오히려 기존에 시장을 지배하던 브랜드들이 1년 만에 모두 사라졌다.

언젠가 데이빗 아커를 만나서 브랜드란 무엇이냐? 라고 물었더니 서양 언어엔 없지만 동양 언어엔 딱 알맞는 말이 있는데 그건 바로 기(氣)라고 했답니다.

iPod, iMac, iPad 이 세 가지 제품을 발표할 때 Apple의 디자인 부사장 조나단 아이브는 매번 같은 옷, 같은 길이의 머리와 수염을 유지하고 있다. 이 사람 자체가 애플의 스타일로 변함 없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iPhone 앞에서 스펙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 iPhone은 차원이 다른 상품이기 때문

브랜드는 용도 변경 (전화기 vs 전화기가 아닌 iPhone), 명의 변경 (핸드폰이 아닌 "프라다"폰. 전화가 아닌 Brand를 사고 싶다!)의 기능을 갖고 있다.

브랜딩이란 스타일을 창조해서 독점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독점시장이기 때문에 마케팅이 필요 없다.

마케팅은 욕구를 발견하고 4P mix를 이용해 충족시키는 것. 브랜딩은 "욕망"을 만드는 것으로 단순한 상표가아니다.

브랜드 - 세계관 - 시대 정신이 합치할 때 폭발력을 가지게 된다. 브랜드에서 중요한 건 광고나 홍보가 아닌 세계관이다.

Classic. 이게 브랜드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작위다. 200년 된 Levi's, 낡은 것일 수록 그리고 더러운 것일 수록 비싸게 거래되는 하라주쿠 구제집의 Converse같은 것.

목적이 이끄는 브랜드. 목표가 이끄는 상표. Hermes는 당해년도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절대 재고 상품을 세일하지 않고 불태워 버린다.

브랜드는 전략이 아닌 Philosophy. 마음. 가치. 4P가 아니다.

브랜드는 라이프스타일이다. POLO, Nike처럼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해 가며 브랜드를 확장시키고 성장한다.

두부를 팔지 않고 "풀무원"을 판다. 요구르트가 아닌 "Danone"을 판다. 풀무원은 마트에서 "두부 한 모 사면 한 모 더 드려요"라고 하지 않는다. "풀무원입니다."라고 한다.

Make and Sell. Sense and Response. Imagine and Surprise. 이 세 가지 중 당신은 어떤 것을 할 것인가.

마케터는 속성에서 특징과 단어를 뽑아낸다. 그러면 브랜더는 이것을 이미지, 철학 용어, visual로 만든다.

상품에선 품질을 느끼고 브랜드에선 품격을 느낀다.

브랜드매니저가 되는 공부를 하고 싶다면.
1) 거리에 나가서 브랜드의 "결"을 느껴라. Trend를 느껴라. 신발 브랜드를 런칭하려면 거리에서 사람들의 신발을 보고, 그 신발을 신은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차림을 하고 있는지 관찰해라. 다른 물건도 마찬가지.
2) 매장을 가라. 먼저 명품 매장을 천천히 둘러 보며 그들을 배워라. 그리고 동대문에 가서 그들이 뭘 베꼈는지. 뭐가 유행인지 살펴 봐라.
그리고 책을 보려면 10년 전 쯤. 브랜드에 대해 처음 말했던 사람들의 책을 봐라.


이 정도 입니다. 게임 업계에선 아직 꿈만 같은 얘기고 (또 그래서 꿈꾸는 것이기도 하지만) 현실성이 없는 얘기일지 모르나 뻔한 얘기임에도 많은 영감을 주는 강연이었습니다.

2010년 1월 28일 목요일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안 하는 사람보다 머리 회전이 빠르다

원문이 일어긴 하지만..미 해군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안 하는 사람보다 머리 회전이 10~20% 빠르다고.

뭐 미 해군이니 게임하는 10대와 게임 안하는 60대를 비교하진 않았을 거라 믿습니다. (혹시 나중에 연구 논문 원문을 읽고 나서 이런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 밝혀지만 추가 코멘트를 달겠습니다.) 근데 우리 집안만 봐도 사촌 중에 (특히 어린 시절) 게임을 했던 아이들이 학업성적이 좋았더랬죠. (머리 회전이 학업성적과 동일한 말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뭐 게임도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긴 합니다만 제가 어렸을 적..그러니까 10살 쯤에 했던 게임이 주로 삼국지랑 대항해시대 시리즈. 삼국지 이거 일단 게임을 제대로 하려면 삼국지 장수 이름 정도는 달달 외울 정도가 돼야 하고. 대항해 시대 역시 제대로 하려면 세계 지도 정도는 달달 외워 줘야 게임을 제대로 할 수가 있으니까 말이죠.

하다못해 갤러그만 해도 그 쏟아지는 총알의 경로를 예측해서 내가 그 총알을 맞지 않는 위치를 파악하고 또 그 파악한 위치로 내 비행기를 이동시켜야 하는 실로 무시무시한 활동이 필요하니 머리가 빨리 돌아갈 만도 합니다.

다만 게임에 너무 빠져서 빨리 돌아가는 머리로 게임을 빨리 클리어할 방법만 연구하고 다른 데는 전혀 머리를 쓰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겠죠..

2010년 1월 27일 수요일

전략은 가는 방법일 뿐. 먼저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 <전략 시리즈 1>

예고만 해 놓고 미루고 미루던. 전략 만들기 시리즈 1탄입니다. 가급적 시간의 순서, 그러니까 프로세스 순으로 쓰려고 합니다만 저도 학문적으로 일가를 이룬 사람이 아니라 회사에서 경험한 걸 갖고 쓰는 거기 때문에 조금 왔다 갔다 할 수는 있습니다. 참, 이전 글에도 썼듯 이 글은 기업 전체의 전략보다는 팀, 과 같이 작은 단위의 조직에서 전략을 세우는 상황에 더 맞습니다.


우선 많은 분들이 혼동하시는 게 있는데, 전략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궁리해서 답을 찾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 이전에는 반드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가끔 특별히 달성하고 싶은 목적, 또는 이루고자 하는 비전 같은 것 없이 전략을 만들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제대로 된) 전략을 짤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로 버스를 타고 가야 할지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선은 남산으로 갈지, 강남역으로 갈지, 아니면 강릉으로 갈지를 정해 놔야 그 목적지에 어떻게 갈지도 궁리를 해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전략 만들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잡는 것입니다. 10년, 20년 후를 바라보고 비전이나 미션같은 거창한 것을 만든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건 (대부분의 경우) 팀, 과 같은 단위에선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향후 3~5년. 이것도 힘들다면 우선 올해 동안 어떤 목표를 이룰 것인지를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우리 팀이 올 한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이거 하난 꼭 달성하겠다.

라는 목표를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그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팀장 혼자? 그건 아니고, 우선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겠죠. 팀 규모가 너무 큰 경우가 아니라면, 팀 전체가 올해의 목표를 함께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목표를 만들 때는
1. 회사 안에서 우리가 제일 잘 하는, 우리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2. 올 해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어느 쪽이고 우리가 어떤 점에서 기여할 수 있을까.
3. 연관 부서들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해 주길 바라고 있는가.
요런 것들을 고려해서 목표로 잡을 것들 후보를 너댓가지 잡는 것이 좋습니다.


1번이 중요한 것은,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남들이 담당하고 있는 일,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혹시 일이 겹쳤을 때 애매합니다. 쓸데 없는 세력 싸움이 생기죠. 그렇다고 여태까지 하던 일만 하는 게 좋다는 건 아니고, 이왕이면 우리 팀이 제일 잘 할 수 있고, 남들도 그렇다고 인정해 줄만한 일을 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큰 회사일 수록 세력싸움이 많기 때문에 도전정신만으로 일을 밀어 부쳤다가 성과를 잘 내고도 일을 뺏기거나 욕을 먹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2번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겠죠. 하고 싶은 일이고 꼭 이루고 싶은 목표라도 그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다면 해선 안 됩니다. 그 일이 꼭 하고 싶으면 윗 사람을 설득해서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바꾼 다음에 하는 게 맞습니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을 일을 해 봤자 피곤한 건 당신과 팀원들. 하고 싶은 여러 가지 중에서 회사의 방향과도 맞는 일을 선택하십쇼. 만약에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에 올해 회사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면..회사를 옮기실 때입니다.

3번은 필수라기 보다는 아이디어를 얻는 수단입니다. 팀 내에서 아이디어가 모자랄 때는 관련 부서에 물어 보십쇼. 우리가 뭘 해 줬으면 좋겠니. 뭘 하면 너네한테 도움이 좀 될까. 아마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아이디어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아이디어를 실제로 반영한다면 당연히 아이디어를 줬던 부서와 협업이 잘 되겠죠. 또 우리가 올해 뭘 할지를 알고 있으니 상대방도 목표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여튼, 이런 단계를 거쳐 목표 후보를 몇 가지 잡았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남았습니다. 윗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이죠. 올해 저희가 해 보려고 하는 일을 몇 가지 정해 봤는데 이 중에 어떤 게 제일 좋겠습니까 라고 물어 보세요. 아무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하더라도 내 상관의 뜻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또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합치하는 목표 중에서도 내 상관이 특별히 집중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여러 가지 잡은 목표를 갖고 상관과 교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본인이 선을 댈 수 있는 한 최대한 높은 선까지 확인을 받으십쇼. 내 목표를 인정해 주고, (구두 상으로라도) 승인해 준 사람의 지위가 높으면 높을 수록 그 목표가 힘을 받게 될 겁니다. 내 직속 상관이 아니더라도 부장, 상무, 전무, 사장 누가 됐든 선이 닫는 곳까지 확인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도 그 목표가 달성되고 있는 상황을 시간이 될 때마다 선이 닫는 곳까지 커뮤니케이션을 하십쇼. 꼭 정식으로 보고를 하지 않더라도 회식 자리 같은 데서라도 한 두 마디로 상황을 얘기해 주면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올해, 또는 향후 3년 ~ 5년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잡아 보십쇼. 딱 한 가지면 좋겠지만 두 어 가지 되더라도 그걸 다 실해할 에너지만 있다면 나쁠 건 없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를 넘어가면 좀 피곤해집니다. 그만큼 집중이 어렵기 때문이죠.

다음 단계로는 목표를 표어로 만드는 게 필요한데요. 요건 나중에 또 쓰겠습니다.

2010년 1월 20일 수요일

온라인 게임 마케팅에 미투데이나 트위터를 쓰고 싶으신 분들을 위한 토막 조언

특정 게임은 아니지만 어쨌든 게임 회사에서 미투데이를 만들어 운영해 보면서 느낀 점들입니다. 만든지 3개월 밖에 안 돼서 크게 깊이 있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온라인 게임과 SNS 둘 중 하나에 대한 이해가 아주 부족하신 분들께는 1mg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1. 타겟 유저에 도달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특히 캐주얼 게임의 경우 그렇습니다.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맨 처음 쓰기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 IT업계에서 일하는 (즉 성인..) 분들이었고, 지금은 많이 유저풀이 넓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직장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IT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으니 온라인 게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그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미투데이는 최근에 빅뱅의 G dragon 등 유명 연예인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미성년자 비율을 많이 늘렸지만, 또 이들 중 대부분은 특정 연예인의 팬으로 그 연예인 외엔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미투데이든 트위터든 온라인 게임의 잠재 고객이 적은 편이고, 그 결과 잠재 고객에게 메세지가 도달할 가능성이 아직은 좀 적은 편입니다.

2. 고객지원센터로서 기능을 안 하기가 애매하다.
온라인 게임이란 게 패치를 자주하는 컨텐츠이기도 하고, 해킹 / 오류 등 문제도 꽤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 맞닥트린 유저에게 필요한 것은 게임 회사와의 최대한 빠른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하지만 서버 문제나 프로그램 상의 오류가 발생했을 때는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 유저가 동시에 같은 문제가 터지기 때문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 봐도 연결이 잘 안 되겠죠. 따라서 고객센터가 있다 하더라도 미투데이나 트위터로 오류 등에 대한 문의가 유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운영하던 곳은 특성 상 개발팀과 거의 관련 없는 업무를 하는 곳이었고, 미투데이와 블로그를 통해 이런 점을 충분히 얘기했기 때문에 오류에 대한 문의보다는 건의사항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특정 게임의 이름을 걸고 한다면 이건 이 게임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얘기고, 결국은 문의가 많이 들어올 수 밖에 없으며 문의에 적당한 답변을 주지 못할 경우 오히려 신뢰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운영하는 분은 개발팀이나 운영팀 등 게임 컨텐츠 자체에 대한 오너쉽을 갖고 있는 부서와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해당 부서와 신속하고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아니라면 제가 했던 것처럼 "우린 그런 거 못 해요"라고 확실히 밝혀야 할 텐데, 저처럼 부서 자체가 다르고 특정 게임이 아니라 부서를 대변하는 등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유저들이 그걸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입니다.

3. 적어도 한 명은 하루 종일 보고 있어야 하고, 그래서 단기 ROI는 낮다.
1번과도 좀 연계가 되는데, 트위터나 미투데이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저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인구 자체가 적은 것도 있고 온라인 게임의 타겟 층과 겹치지 않는 문제도 있어서. 그런데 노력은 상당히 많이 들어 갑니다. 그냥 글 쓸 때만 잠깐 들어왔다 나가면 되는 게 아니라 적어도 한 명 정도는 상시 화면을 보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런 저런 댓글에 답해줄 수 있고, 또 커뮤니티 내에서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대응할 수 있습니다. 미투데이라면 관심태그에 "게임", 회사 이름, 게임 이름 정도는 넣어 두고 나랑 친구를 맺지 않은 사람이하는 말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은 친구를 맺어 줄 가능성도 높겠죠.) 트위터라면 hootsuite같은 툴을 이용해서 마찬가지로 회사 이름, 게임 이름을 키워드로 지정해 놓고 내가 follow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말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결국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저의 수는 많지 않은데, 직원 한 명이 꼬박 이 일에 업무 시간의 (최소) 1/3은 할애를 해야 하니 단기적으로 봤을 때 ROI가 높지 않습니다. 이런 점은 특히 새로 런칭하는 게임에서는 치명적입니다. 게임이 빵 터지지 않으면 슬슬 비용 압박 때문에 뭔가를 줄여야 하는데 이럴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트위터나 미투데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서버를 팔 수는 없잖아요...)

그러므로 모두가 장기적인 시야를 갖도록 최초부터 관련 부서 모두 또는 최종 책임자를 확실히 설득을 해 놓던지, 아니면 트위터를 이용해 끌어들인 유저를 파악하고 이 유저들의 이용 행태를 추적해서 성과를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다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2010년 1월 15일 금요일

기업 블로그, SNS를 어따 쓰는 거냐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와 몇몇의 주도 하에 작년 가을에 넥슨PC방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우격다짐으로 밀어 부쳐서 블로그를 만들긴 했지만 블로그를 어따 쓰냐. 이게 매출에 영향이 있냐. 이런 얘기는 만들기 전부터도 있었고, 지금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넥슨닷컴 자체가 워낙 크니 거기 오는 하루 방문자 수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러니 하루에 천 명도 안 오는 (어제 방문자 수는 615명) 블로그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루에 겨우 500명 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분들께 보여 드리고 싶은 게 엘소드 쿠폰 이벤트입니다. 게시물이 올라간 건 11월 12일인데요, 아직도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100명이 넘은 사람이 쿠폰을 받아 갔고, 받아 간 사람 중 상당수가 PC방에 가서 쿠폰을 등록했더라구요.

뭐 꼴랑 100명한테 뿌리고 100명이 PC방에 가게 한 게 잘 났단 얘기를 하는 게 아니고, 두 달이 된 게시물에 아직까지도 댓글이 달리고 있다는 게 주목할 점입니다. 채널사업부 사람들이 어디다 따로 "여기 와서 댓글 달면 쿠폰 준다"고 광고하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물론 처음엔 했습니다. 글 올린 초기에 했죠.)


지금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유저들이 쓴 글을 보고 오는 사람들입니다. 넥슨PC방 블로그에서 쿠폰을 받아간 유저 중 (극히) 일부가 본인의 블로그에, 또는 엘소드 게임 웹 자유게시판에, 또는 본인이 활동하고 있는 카페에 이런 글을 올립니다.

 넥슨PC방 블로그라는 데가 있는데, 여기 가서 댓글달면 쿠폰 준대요.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남들이 알아서 홍보를 해 주는 거죠.


미투데이에서 넥슨PC방 미투데이와 대화하던 사람들, 또 카스 이벤트에서 만난 사람들, 넥슨PC방 블로그 내의 다른 글을 검색해서 왔다가 우연히 엘소드 쿠폰을 발견한 사람들까지. 그냥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찾아 오는 유저들이 많고 그 유저들이 계속해서 소문을 내고 사람들이 반응합니다.


쿠폰으로 설명했으니 시시하다고 생각될지 몰라도, 가만히 앉아 있어도 소비자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광고가 되는 현상을 작게나마 목격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또 소비자들과 직접 대화를 하는 게 기업에게 얼마나 많은 통찰을 주는지. 또 (불만이 많은 사람이라도) 소비자들에게도 얼마나 - 기업 입장에서 -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도 느끼는 요즘입니다.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고양이도 궁지에 몰리면 쥐를 문다.

오늘 하려는 얘기는 (슬프게도 어느새 제 전공이 돼 가고 있는 것 같은..ㅠㅠ) 거창하게 말하면 corporate politics라고 부르고 싶은. 단순히 "일"과 "성과"가 아닌 회사 내에서의 미묘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고, 작게 말하자면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얘기입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 있죠. 아무리 약한 쪽이라 하더라도 도망갈 구멍도 안 만들어 주고 너무 궁지로 몰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저질라 보자는 심정으로 강한 쪽을 필사적으로 공격한다는 뜻의 속담입니다.

물론 회사 안에서도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만, 오늘 하려는 얘기는 제목에도 써 있듯 이와 반대로 궁지에 몰린 고양이가 쥐를 무는 이야기입니다.


고양이가 궁지에 몰린다고 쥐를 물어? 원래 고양이는 쥐를 무는 거 아냐?

맞죠. 고양이는 원래 쥐를 물죠. 하지만 회사 (다른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에서는 상급자가 항상 하급자를 물고, 강제로 명령을 내려서 일을 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예의를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아..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죠..-_-)

문제는 상급자임에도 하급자를 배려하고 예의를 갖추는 게 "사람 대 사람"이기 때문에 하급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면, 반대로 "사람 대 사람"이기 떄문에 하급자가 가져야 하는 의무도 있습니다.


상급자와 하급자가 토론을 하는 경우 감정을 배제한다면 논리가 우세한 쪽이 이길 겁니다. 위에서 말했듯 상급자라도 하급자를 배려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논리적으로 맞는 선택을 해야 본인에게도 좋은 결과가 따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상급자가 선을 그어 놓은 경우, 또는 이미 마음 속으로 결정을 해 놓은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상급자가 - 때론 스스로 떳떳치 못해 밝힐 수 없는 - 어떤 이유로 이건 절대로 A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데 대해. 또는 A로 가진 않을 거라고 얘기했던 건에 하급자가 무조건 A로 가야 한다고 보고를 한다고 해 봅시다. 상급자가 들어보니 A로 가야 하는 게 논리에 맞습니다. (또는 애초부터 본인도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렇지 A로 가는 게 맞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급자는 우선 어떻게든 A로 가면 안 된다는 결론에 하급자가 스스로 도달하도록 이런 저런 반론을 던져 봅니다.

니가 A라고 하던데, 과거 데이터를 보면 그렇게 했을 때 좋았냐? 예전엔 어떻게 했었냐? 경쟁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냐?

하급자가 보기엔 이 모든 반론이 너무 비논리적입니다. 다시 논리적으로 자료를 모아 반박합니다. 상급자는 슬슬 화가 치밀기 시작합니다.

 아니 누가 이걸 몰라서 묻나? 그래도 내가 상급자니까 내가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야.


 이쯤에서 상급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가 형인지 보여줘야 겠구나.


결국 A인지 아닌지는 전혀 관계없는, 하급자에게 불리한 모든 자료를 동원하여 압박합니다. 이미 A는 논외인 상황이 오게되고 하급자는 난도질 당하게 됩니다. 결국 하급자는 항복을 선언하게 되고 결론적으로 맨 처음 이 일의 발단이 된 그 안건도 A가 아닌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싸움에는 해야 되는 싸움, 피해야 되는 싸움. 이겨야 되는 싸움, 이기면 안 되는 싸움이 있습니다.

이겨야 되는 싸움이란 이기면 도움되는 싸움이나 지면 타격을 입게 되는 싸움입니다. 반면 이기면 안 되는 싸움이란 - 대부분의 경우 - 이길 순 있지만 이겨도 도움이 안 되는 싸움, 즉 피해야 되는 싸움입니다. 위와 같은 경우가 해선 안 되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 싸움이죠.


상급자가 하급자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하급자가 상급자를 대할 때는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절대로 상급자를 궁지로 몰면 안 됩니다. 그 어떤 상급자도 하급자와 싸워서 졌다는 소문이 퍼지길 바라지 않습니다. 상급자이기 때문에 하급자에게 굴복했다는 느낌을 받기 싫어 합니다.

절대로. 상급자를 궁지에 몰지 마십쇼. 이기든 지든 손해 보는 건 당신입니다.

2010년 1월 11일 월요일

사람을 뽑을 땐 업종이 아닌 직종을 보고 뽑아라.

야심차게 전략 씨리즈를 시작할 거다..라고 써 놓고 생각해 보니 지난 주에 멘토로 모시는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1탄만 쓰고 2탄을 안 썼더라구요. 우선 이 씨리즈부터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2탄 역시 저도 평소에 정말 절실하게 느끼던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뽑을 땐 업종이 아닌 직종을 보고 뽑아라.

보통 사람을 뽑을 때 같은 업계에서 일하던 사람을 많이 뽑습니다. 게임 회사라면, 다른 게임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을 뽑고. 보안 솔루션 회사라면 보안 솔루션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을 뽑고.  또 출판사면 출판사에서 일하던 사람 뽑고.

그 이유? 그래도 아예 모르는 사람보단 업계 사정에도 밝을 것이고, 아무래도 동종 업계니 그 사람이 일하던 회사의 노하우도 좀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전혀 아니라는 것이 그 분의 말씀이셨습니다.

마케팅 할 사람을 뽑는다면 동종 업계에서 사장하던 사람보다도 오히려 전혀 다른 업계에서 마케팅 잘 하던 사람이 훨씬 일을 잘 하더랍니다. 영업을 해도 동종업계에서 있던 사람보다 그냥 전혀 다른 물건을 영업하던 사람이 훨씬 더 유통을 잘 뚫더랍니다.

동종 업계에서 일하던 사람을 뽑으면 오히려 그 틀에 너무 갇혀서 보는 시야도 좁고, 또 원래 일하던 회사와 새 회사의 미묘하게 다른 점 때문에 더 헤매더라고 하시더라구요.



너무나 동감입니다. 그리고 이게 국내 게임 업계의 가장 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동종 업계에서 잘 나가던 분을 마케팅 책임자로 세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큰 성공을 보였던 분이셨죠. 하지만..성과가 신통치 않았습니다.

이 분은 마케팅에 정통하신 분이라기 보단 게임 업계에 정통하신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게임 산업 자체가 산업혁명 때처럼 만들기만 하면 주목을 받고, 좀 재밌으면 무조건 팔리던 시대에서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이제는 게임도 너무 많고 흔해 빠져서 마케팅을 잘 해야만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져 줍니다.

게임이라고 하니 뭔가 그들만의 세계가 있고 복잡한 것 처럼 보이지만 게임이라는 것도 하나의 서비스, 상품에 불과합니다. 굳이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아니라도. 게임을 평소에 많이 하던 사람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게임 마케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오히려 마케팅은 잘 모르고 게임만 좋아하고 잘 아는 (저 같은) 사람이 문제입니다.

만약 게임은 전혀 모르지만 P&G와 같이 마케팅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회사에서 크신 분이 마케팅 책임자가 됐더라면. 정말 차별점이라곤 하나 없는 치약을 갖고 다른 회사가 이미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파고 들었던 그런 분이 책임자로 왔다면 많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튼 저도 앞으로 사람을 뽑는다면 마케팅 제대로 배운 사람, 인사 일 제대로 하다 온 사람을 뽑지 게임 업계에서 온 사람은 잘 안 뽑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영화나 음악같이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엔터테인먼트 업계면 사업 분야 같에 오묘하게 다른 점 때문에 시너지가 날 지도 모르겠네요.

소규모 팀을 위한 전략 시리즈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의 원래 전공(?)은 전략..이고..하하 -_- 이쪽 저쪽 외도도 많이 하고 겸업도 하긴 했지만 이때까지 가장 많이 했던 일도 회사의 전략을 만들고 실행하는 겁니다.

그런데 전략이란 말만 들어도 고리타분한 것. 말뿐인 것. 어려운 것. 내가 할 일이 아닌 것.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건 많은 곳에서 전략을 만드는 사람들이 너무 틀을 갖추려고 하고, 또 전략을 만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할 때 너무 어렵고 뜬 구름 잡는 소리처럼 해서 그렇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일을 시키는 건 전략을 잘 실행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이기 떄문에 회사안에서의 모든 행위가 전략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안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 문제지만요.


그래서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전략을 만들고,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써 보려고 합니다. 한 방에 다 쓰면 글이 길어질 거 같아서 나눠서 쓰려고 하구요, 많아 봐야 5회 안으로 끝날 듯 싶습니다. 대상은 10명 정도 되는 팀입니다.

FORTUNE 500에 드는 기업들의 전략 담당자들이 제 블로그에 전략이 뭔지 궁금해서 찾아오는 경우는 없을 것 같기도 하고 -_- 제가 만들었던 전략도 가장 큰 게 300명 (가장 작은 게 두 명)으로 이뤄진 조직을 대상으로 만들었던 거라 저도 큰 회사가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팀 단위 전략이 아니라 회사 전체 규모의 전략을 만드시는 분 역시 전략 만드는 데는 이골이 났을 테니 뭐 따로 보실 것도 없을 것 같아서..


가장 전략 만들기를 어려워 하고, 만들고 싶어도 힘들어 할 사람들이 누굴까..생각해 보니 팀 단위, 또 팀장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뭐 대학교 같은 데서 체계적으로 공부한 게 아니라 이론적으로 훌륭하진 않겠지만 여튼 과거의 경험을 갖고 끄적끄적 해 보겠습니다.

2010년 1월 8일 금요일

정보 공유 안 한다고 남한테 불평을 하기 전에 거울을 보자.

1.수평 공유
아 짜증나. 한 달 내내 조사했더니 이거 저번에 옆 팀에서 했던 거구만. 이런 거 했으면 우리한테도 좀 공유해 주지. 쓸데 없이 한 달 헛수고 했잖아. 저 팀은 왜 늘 이렇게 정보 공유를 안 할까.

회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또 흔히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근데, 정작 나는 거래처에서 준 제안서나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남들이 요구하기 전에 공유한 적이 있는가?
어떤 자료든 이걸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거고 그게 어딘지는 다들 알고 있습니다.

우연히 제안서를 받아 새로운 홍보물의 형태나 새로운 e-mail 마케팅 솔루션을 알게 됐다면, 관련 부서는 뻔하죠. 마케팅, 고객 서비스, 영업 등등.
영업하러 나갔다가 우연히 고객들이 우리 물건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알게 됐다면, 역시 관련 부서는 뻔하죠. 마케팅, 고객 서비스, 생산, 홍보 등등.
주기적으로 경쟁사 동종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나 고객 충성도, 매출을 조사하고 있다면, 전략 기획, 사업 기획, 마케팅 같은 부서에 전달해야 합니다.

하고 있습니까?

남들이 요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이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누굴지를 둘러 보고 그 사람들에게 내가 얻은 정보를 공유해 주고 있습니까?

정말로?  매번? 빠짐없이?
세상만사 기브 앤 태이크입니다. 자꾸 줘 버릇 해야 저쪽에서도 (미안해서라도..) 뭔가 주기 시작합니다.

2. 수직 공유

위에 건 부서 간, 수평 간 정보 공유에 대한 얘기였고, 이와 다른 차원으로 이런 얘기들도 잘 하죠.

아니 이런 정보가 있었으면 우리한테도 공유를 해 줘야지 혼자만 알고 있으면 어떡해. 팀장 혼자 일 다 할 거야? 최소한 공유를 해 줘야 같은 레벨에서 생각을 하고 일을 하지.
왠지 모르게 우리 상사들은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비밀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만을 말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돌아 봅시다.

왠지 모르게 나도 중요한 메일은 팀장들끼리만 공유하거나, 리더들만 속한 메일링으로 공유한다거나. 아니면 내 상사한테만 공유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 리더 메일로 전달하고 있는 그 정보가 정말로 절대로 일반 사원들은 알아서 안 되는 기밀 정보입니까? 일반 사원들이 그걸 알게 되면 회사에 어떤 위험이 있나요?

내가 부하직원보다 월등하거나 더 잘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권한이나 권위가 내가 부하직원은 모르는 어떤 기밀 정보 (때론 절대 기밀일 필요가 없는)를 알고 있는 것에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정보를 부하직원들과 공유하고 부하직원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본인을 위하는 일입니다.

3. 착한 사마리아 정보 미공유인

이와는 다르게 또 마음은 굴뚝 같은데 혹시나 상대방에게 쓸데 없는 정보를 줘서 스팸 메일을 늘리는 꼴이 될까봐 두려워 하는 "선량한 정보 안 공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게 무슨 인터넷 바꾸라고 문자 보내는 것도 아니고. 같은 회사 직원이 정보 공유해 준다고 욕할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설령 그게 나한테 별로 쓸모가 없는 정보라 하더라도 마음 써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여기지 뭐야 이 쓰레기 같은 걸 왜 나한테 보냈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걸 주면 정말 도움이 되나?" 라는 고민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대답이 예든 아니오든 스스로가 판단할 일도 아니고, 설령 도움이 안 된다 하더라도 내가 손해보는 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압니까? 은근히 하나 얻어 걸려서 공유 받은 사람이 뭔가 큰 일을 이룰 수도 있고 그럼 나한테 얼마나 고마워 하겠습니까.



다들, 공유하고 삽시다. 아니 저한테 공유해 달라는 말은 안 할 테니, 같은 회사 직원끼리는 좀 공유하세요.

2010년 1월 7일 목요일

물건은 잘 만드는 것 보다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

어제 오랜 만에 삼촌 뻘 되는, 많은 얘기를 해 주셔서 어른이 되면서 멘토로 (혼자만) 모시고 있는 (몇 분 중 한) 분을 만나뵙고 앞으로 이런 일을 하려고 한다고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왔습니다. 몇 가지 저, 또 제가 지금 처한 상황 외에도 일반적으로 다 적용될 수 있을 만한 말들을 옮겨 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이 분은 모 대기업에 전자제품 액세러리를 납품하는 것으로 시작해 지금은 납품과 자체 판매를 겸하는 연 매출 x천억원 규모인 제조업 회사를 경영하고 계신 창업주입니다.)


오늘은 그 씨리즈 제 1탄.

물건은 잘 만드는 것 보다,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제품 액세서리를 대기업에 납품하다 보니, OEM 비슷하게 그 대기업의 상표를 부착해 제작해 납품하면 그 대기업이 판매를 해 왔다고 합니다. 가장 히트한 상품은 디자인이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품질은 요즘 나오는 물건에 비하면 엄청 후진데도 아직까지도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품력이 훌륭한 회사이기 때문에 최근 몇 가지 상품이 납품에 실패 (디자인 보여줬는데 대기업에서 맘에 안 든다고..)해서 이 상품을 자체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근데 왠걸,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모든 것이 훨씬 열등한 대기업의 자체 디자인 / 제작 제품이 브랜드의 힘과 유통망 덕분에 훨씬 더 잘 팔리는 겁니다. 그래서 이 때 영업과 유통 그리고 마케팅의 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수성하는 사람에겐 재무가 더 중요하지만, 창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선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

수성하는 사람은 이미 다 갖춰진 상황에서 한 두 가지를 더하거나 변화시키는 일이 많기 때문에 재무적인 감각으로 손익을 따져 보는 게 더 중요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선 여튼 물건이 잘 팔려서 매출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



평소에 제가 생각하던 거랑 비슷한 얘긴데도 역시 경험이 달라서 그런지 깊이가 푹푹. (물론..글로는 다 표현을 못했지만.) 재밌었습니다.

씨리즈 2탄은 오후 늦게나 내일 쯤..

(씨리즈끼리는 전혀 MECE하지 않습니다. 즉, 비슷한 얘기가 겹칠 수도..)

2010년 1월 5일 화요일

브랜드 런칭 시 가장 필요한 것은 열정.

얼마 전에 띄엄 띄엄 사던 유니타스브랜드 과월호 중 빠진 걸 전부 샀습니다. 요즘은 브랜드 런칭을 주제로 한 6호를 보고 있는데 이런 얘기가 나와 있더군요.

브랜드 런칭 성공의 우선 순위 중에서 최고는 가장 순수하고 고결한 결정, 바로 브랜드 런칭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과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겨우 성공하거나, 작게 실패할 수 있다.

 
브랜드 런칭은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공감은 갑니다. 이건 브랜드 런칭 뿐 아니라 어떤 일에서든 마찬가지거든요.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이 하고 싶어 죽겠고, 그 일의 결과가 꼭 필요하고, 어떻게든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전략을 짜는 일도, 전략이 왜 필요한지 모르는 사람들과 하면 사사건건 힘이 쭉쭉 빠지는 정말 끔찍한 경험이 될 겁니다.

인트라넷을 정비하는 일도, 지금도 딱히 불편한 거 없고 난 별로 쓰지도 않는데 왜 이 일에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과 하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결과물이 나오질 않을 겁니다.

상품을 기획하고 만들어서 영업 부서에 넘기더라도 이게 사람들의 무슨 니즈를 충족시켜 주려고 만든건지, 또 왜 이미 잘 팔리는 상품이 있는데 골아프게 새 상품을 팔아야 하는 건지 영업부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잘 팔리기 힘들 겁니다.


그래서 결론은

매사에 열심이고 열정적인 사람과 일을 하자. 사람을 뽑을 때도 우리 팀에서 하는 일이 하고 싶어 죽겠어서 안달이 나 있는 그런 사람만 뽑자.

가 아니고,



일을 같이 할 때는 그 일에 관련된 모두가 일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하고 완전히 이심전심 혼연일체가 돼서 반드시 이 일을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활활 불타오르게 하자.

이겁니다.

직원을 뽑아도 마찬가지. 그냥 막 일을 던져 주면 시키는 사람도 피곤하고 하는 입장에서도 흥이 안 납니다. 자잘하게 일을 던져 주는 것도 좋지만 그 일이 회사 전체라는 큰 틀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이 일을 잘 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꼭 해야 하는 루틴 업무라면 어따 쓰는 일인지) 설명을 해 주자.

이겁니다.

이렇게 한다고 무조건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초일류 후배사원이 키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이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잘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0년 1월 4일 월요일

언인스톨하니 내가 떠나는 걸 정말 보고 싶지 않다는 Skype에게



스카이프 언인스톨 하니 익스플로러 창이 뜨면서 이런 메세지가 나오더군요.

해 주소 깊은 말은.


한국말로 해 이 자슥아. 내가 인스톨 한 건 분명 한국어 버전이었는데 왜 영어로 쏼라 거려.

2010년 1월 2일 토요일

2010년 1월 1일 미투데이

  • 도배 죄송합니다. 휴가 동안 경주 가서 책 읽으면서 ubertwitter로 감명 깊은 문구들을 정리해 놨던 걸(블랙베리는 미투 어플이 없음..ㅠㅠ) 미투데이로 다 옮기느라 ~_~ 트위터는 태그를 달아 놔도 제가 쓴 글 중 그 태그가 달린 글만 보는 기능이 없어서…(도배죄송 ubertwitter twitter) 2009-12-27 23:19:38
  • 난 내가 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수 인계 하려니 -_- 이걸 다 글로 쓸 수가 없네…(인수인계) 2009-12-29 16:42:46
  • 소프트뱅크 손정의 트위터 중..비전을 명확히 하고서야 비로소 전략이 보인다. 완전 공감.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고민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지.(손정의 트위터 비전 전략) 2009-12-30 13:44:53
  • 어느 순간엔가 네이버보다 구글에서 원하는 정보를 더 잘 찾게 됐다. 블랙베리 구글 검색 어플리케이션 때문인지..(원래는 엠파스만 썼는데..아쉬운 엠파스)(검색엔진) 2010-01-01 23:25:32
  • 2009 EsBee의 연말결산 10월부터 회사에서 부서 미투데이를 운영하기 시작해서 제 미투데이는 좀 뜸했네요. 하지만 올해는 부서 미투데이를 다른 분께 넘길 거라서 다시 개인 미투데이에 글을 많이 쓸 것 같습니다.(미투데이 연말결산) 2010-01-01 23:29:37

이 글은 EsBee님의 2009년 12월 27일에서 2010년 1월 1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