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6일 수요일

내 이름은 xxx호 세대주가 아니다.

 오늘 친구네 집에 같이 갔는데, 친구 집에 온 우편물 중에 신한은행에서 온 게 두 개가 있더군요. 


 하나는 카드 명세서가 들은 것으로 받는 사람이 xxx 고객님..이라고 돼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주변 지점에서 온 (스팸)메일로, 우편으로 온 것도 아니고 (아마도 알바를 써서) 일일이 직접 우체통에 넣은 광고 DM이었습니다. 그리고 받는 사람에는 xxx호 세대주님이라고 써 있었죠.


 아니 난 이미 니네 고객인데. 내 이름 니네들도 알면서. 나를 xxx호 세대주님으로 부르다니. 거기다가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건 내가 니네랑 거래를 트고 있는지, 얼마나 됐는지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듯한 광고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얼마만큼 은행이 "나를 알아봐 주기를" 기대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SC 제일은행은 "고객님을 번호로만 부르지 않겠습니다."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죠. 그건 아마 자체적으로 리서치를 해 보니 사람들이 은행에게 그런 걸 기대하더라..라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일 거고요. (얘네들이 삽질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데 이런 광고를 하다니. 겨우 통장 새로 나온 거 하나 광고해 보겠다고 이미 몇 년이나 거래를 튼 (친구 주 거래 은행이 신한은행이고 급여도 신한은행 계좌로 나옵니다..) 고객한테 이런 무신경한 광고질이라니.

 물론 이 광고는 지점에서 내보낸 거고, 지점에서는 고객 DB에 접근할 권한이 한정 돼 있어서 친구 집 주소만 보고는 이 사람이 우리 회사 고객인지 아닌지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알면서도 일일이 구분하면 인건비가 많이 드니까 그냥 스팸 메일을 쏴 버린 걸 지도..) 하지만 그건 은행 사정이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얘네랑 아무리 거래를 해도 내가 지네 고객인지 아닌지도 모르는구나.."하는 생각만 들 뿐 입니다.



 우리 집에도 가끔 은행에서 DM이 옵니다. xxx호 세대주님 귀하. 그것도 심지어 PB센터나 VIP 센터에서 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뜯어 보지도 않은 채로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갑니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하는 광고 따위에 누가 관심을 갖겠습니까. 그것도 PB처럼 밀착 서비스가 중요한 것을...



1. 이미 우리 회사의 고객인 사람과 고객이 아닌 사람을 구별하고, 각각 차별화된 광고를 해라.
2. 이미 우리 회사의 고객인 사람에게는 당신이 우리 고객임을 우리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줘라.
3.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그 방법을 고객에게 "광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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