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4일 수요일

불경기가 가져온 휴가. 고유가가 가져온 단축 근무.

요즘 미친 듯이 일이 많습니다 ㅎㅎ. 오늘은 잠시 짬이 나서 오랫만에 RSS 리더를 켜고 뉴스를 보다 보니 정말 불경기는 불경기입니다. 온통 기사가 -_- 정리해고..적자...매출 감소...이런 내용이군요.

Businessweek의 블로그 중 하나인 Management IQ에서 눈에 띄는 걸 발견했는데. 첫번째는 Are You Working Today?라는 글인데 요즘 일 안하는 회사가 미국에는 많은가 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서가 아니라, 비용 절감을 위해 짧게는 5일. 길게는 2주 정도 무급 휴가를 쓰게 하는 회사가 많다고 하네요. Dell도 5일간 무급휴가..말하자면 휴업을 한다고 하고. Chrysler도 2주일 간 공장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여기는 유급인지 무급인지 안 나와 있습니다.)

또 하나는 Thinking About the Four Day Work라는 글인데, 요새 하도 유가가 높으니까 주 4일만 근무한다거나, 주5일 하는 대신에 엄청 시간을 딱 맞춰서 정시에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건 제조업의 얘기고..요즘은 대부분이 서비스업인데. 이건 내가 몇 시간을 일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항상 고객이 필요할 때 응답을 해주냐..로 회사가 버는 돈이 좌우되니;;


아..암튼 불경기는 불경기인가 봅니다. 연말인데 별로 돌아 다녀도 축 쳐진 분위기고. 길에 다니는 사람들 표정도 안 좋고..쯧..

2008년 12월 17일 수요일

지난 주말에 김연아를 보고 왔습니다.

일산에서 하는 2008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갈라 쇼 티켓이 생겨서, 김연아를 보러 다녀 왔습니다. 가기 전 날 텔레비전에서 중계하는 걸 보고
아..김연아는 발레 선수(?), 나머지는 기계 체조 선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뭐 점프해서 뺑글뺑글 도는 것도 신기하게 한 다리로만 타는 것도 신기하고, 미친듯한 속도로 제자리에서 도는 것도 신기한데. 왠지 아사다 마오나 나머지 애들이 하는 건
아름답지 않다..
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저건 기예지, 예술이 아니여..이런 생각


일요일에 일산에 가서 실제로 봤더니 차이가 그 정도가 아니더만요. 아사다 마오가 점프해서 세 바퀴 돌고 내려오는 것 보다 그냥 김연아가 손짓하면서 앞으로 직진하는 게 훨씬 아름답더라구요. 정말 보는 내내 온몸에 전율이 후덜덜덜덜;;

김연아가 2위를 해서, 김연아 이후에 각 급 1위한 애들이 나와서 하는데..김연아가 하는 걸 본 뒤라 그런지 영 -_-뭐 박태환이나 이안 소프가 싱크로나이즈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쯧..뭐 제가 피겨 전문가도 아니고 제대로 볼 줄도 모릅니다만. 김연아는 정말 격이 다릅니다. 농구로 치면 르브론 제임스? 축구로 치면 전성기 시절 호나우도? 이 정도. 넘사벽이란 단어가 딱 맞는 듯 합니다. ㅎㅎ

채점할 때 예술 점수랑 기술 점수를 분리해서 하던데. 제 눈엔 김연아가 예술점수 100이면, 다른 애들은 한 50? 이 정도 주고 싶더라구요. 사실 이때까지 김연아 별 관심 없어서 (피겨 스케이팅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 경기 하는 걸 텔레비전이든, 실제든 본 게 이번이 처음인데요. 앞으로는 김연아 하는 건 좀 챙겨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워라 -ㅅ-


아. 그리고 김연아 말고는 쥬니어 남자 1위한 프랑스 남자애 잘 하더군요. 손짓 하나 하나 아주 표현을 잘 하더라구요. 가수 비가 떠오르는 그런..뭔가 같은 춤도 얘가 하면 멋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 외에 인상 깊었던 건 시니어인 김연아보다 10살은 많아 보이는 서양의 쥬니어 선수들. 그리고 너무나도 쪼그만 일본 쥬니어 여자애. 얘는 의상도, 프로그램도 참 갈라쇼 답게 잘 짰더라구요. (근데 하도 많이 넘어져서, 어디가 실수고 어디가 의도된 연출인지 분간이 잘..-_-ㅋ)


일산까지 갔다 오는 기름값과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다음에 또 한국에서 했음 좋겠네 ㅡ,.ㅡ

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cafe Artisee..호텔신라에서 하는 거였군..

얼마 전 도산공원 입구에 cafe Artisee (첫번째 e에 악상때귀가 붙어야 하는데..)라는 커피집이 생겼습니다. 뭐 수플레..를 판다는 거 말고 별다를 메리트는 없는 것 같은데. 호텔신라에서 하는 거라는군요. 도곡동에 먼저 열었었다고..


한 두어번 가 봤는데 여기 가면 커피잔이나 냅킨 등에 아래와 같은 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뭔가 정신 나간 거 같아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위트와 유머가 있는 동화적 스토리로 직원 대신에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라고 하니 참;;




Washington Post의 CEO Don Graham, Facebook 이사회에 합류

워싱턴포스트의 CEO인 Don Graham이 Facebook 이사회에 합류한다고 합니다. 다른 7명의 Facebook 이사들과 마찬가지로 Don Graham 역시 Harvard 졸업생이라네요. 왜 Don Graham이 이사회에 합류했나? 에 대한 Mark Zuckerberg의 대답
"Don Graham understands how to build and manage an organization for the long term,"

Don Graham이 실제로 저런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내 알 바가 아니지만, 똘똘한 애들 몇 명이 만든 Facebook 같은 회사에 꼭 필요한 능력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마 우리 회사에도 가장 필요한 능력일 듯.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WIPI 위무화 폐지가 어째서 모바일게임사에 '충격'인 걸까.

오늘 GITISS를 통해 받아 본 더게임스 기사에 '위피 의무화 폐지' 모바일게임사 '충격' 이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WIPI는 뭐 아실 분은 다 아실, 2004년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핸드폰에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법으로 지정한 핸드폰 플랫폼입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핸드폰에 있어서 운영체제,즉 OS와 플랫폼은 다른 개념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 글을 읽어 보시길)

근데 이 WIPI라는 게 의도는 좋았으나, 해외 업체들이 우리 나라를 바라보고 WIPI를 탑재한 핸드폰을 만들리 없으니 시장이 폐쇄적으로 변하고. 또 국내 업체들도 내수용은 WIPI 탑재, 수출용/해외용은 미탑재 버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생겼죠. 해서, 의도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핸드폰(특히 아이폰.블랙베리같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유저들과 오픈 지향적인 모바일 개발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내년 4월부터는 WIPI탑재를 의무화하는 법률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이제 아이폰, 블랙베리는 물론. 외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수월해졌고. 국내 업체들도 WIPI 없는 버전만 만들면 되니 세계적으로 더욱 경쟁력을 갖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반기는 분위기인데 모바일 게임사가 충격이란 기사가 떴단 말이죠. 이유인 즉슨, 여러 플랫폼/OS에 맞춰서 게임을 만들어야 하니 돈이 없는 회사는 말라 죽는다는 겁니다. 하아..세상에 이렇게 한심한 얘기가 어딨을까요.

1. 시장의 변화는 단시간내에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내년 4월에 WIPI 의무화가 풀리고 아이폰이 들어온다고 전국민이 WIPI 없는 핸드폰을 살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핸드폰엔 다 WIPI가 깔려 있기 때문에, WIPI 의무화 조치가 없어져도 당분간은 WIPI 탑재폰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겁니다. 물론 차차 WIPI 미탑재폰의 비중이 늘어가겠지만, 모바일 게임 제작 업체에서도 이에 맞춰서 대응할 시간이 충분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2. 플랫폼/OS가 여러 종류가 되는 건 위기가 될 이유가 없다.
지금 비디오 게임 업계를 보면요. 왕년에는 FC, SFC가 거의 시장을 먹었고, 그 이후엔 PS, PS2가 차례로 시장을 먹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XBOX360, Wii, PS2, PS3 이렇게 여러 가지 기종이 각각 시장을 나눠 먹고 있고. 각 게임사는 이 중 여러 플랫폼 또는 하나의 플랫폼을 선택해 그에 맞게 게임을 만듭니다. 어디가 위기인지;; 위기 없습니다. 오히려 기회죠.

예를 들면 일본식 RPG 게임 만드는 회사라고 칩니다. PS2와 PS3로는 이런 게임이 쏟아지는데, XBOX360으로는 이런 게임이 오히려 잘 안 나옵니다. 그럼 XBOX360 용으로 만든 일본식 RPG 게임이란 틈새 시장이 생기는 거죠. 중소 업체는 이런 데를 노리면 되는 겁니다. 기회죠.

이번엔 넥슨 모바일, 컴투스, 게임빌처럼 비교적 몸집이 큰 회사라고 칩시다. 이제 WIPI용으로 게임 만들 필요가 없으니 별다른 컨버전 없이 해외로 수출할 수 있습니다. 한글 대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이면 몰라도, 스포츠게임이나 액션/퍼즐 게임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여러 나라로 수출하기가 훨씬 쉬워 졌습니다. 기회죠.



제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기횝니다. 해외 컨텐츠가 국내 시장을 잠식? 천만에요. 그렇게치면 Windows라는 건 세계가 공용으로 쓰는 건데, 그렇다고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해외용 밖에 없나요? 아니죠. 게임도 보세요. 해외 업체도 Windows를 기반으로 온라인 게임 만들 수 있고, 실제로 WoW는 국내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가 씨가 말랐나요? 아니죠.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으니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국내 모바일 업체들은 한 단계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서 성장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