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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WIPI 위무화 폐지가 어째서 모바일게임사에 '충격'인 걸까.

오늘 GITISS를 통해 받아 본 더게임스 기사에 '위피 의무화 폐지' 모바일게임사 '충격' 이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WIPI는 뭐 아실 분은 다 아실, 2004년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핸드폰에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법으로 지정한 핸드폰 플랫폼입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핸드폰에 있어서 운영체제,즉 OS와 플랫폼은 다른 개념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 글을 읽어 보시길)

근데 이 WIPI라는 게 의도는 좋았으나, 해외 업체들이 우리 나라를 바라보고 WIPI를 탑재한 핸드폰을 만들리 없으니 시장이 폐쇄적으로 변하고. 또 국내 업체들도 내수용은 WIPI 탑재, 수출용/해외용은 미탑재 버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생겼죠. 해서, 의도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핸드폰(특히 아이폰.블랙베리같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유저들과 오픈 지향적인 모바일 개발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내년 4월부터는 WIPI탑재를 의무화하는 법률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이제 아이폰, 블랙베리는 물론. 외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수월해졌고. 국내 업체들도 WIPI 없는 버전만 만들면 되니 세계적으로 더욱 경쟁력을 갖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반기는 분위기인데 모바일 게임사가 충격이란 기사가 떴단 말이죠. 이유인 즉슨, 여러 플랫폼/OS에 맞춰서 게임을 만들어야 하니 돈이 없는 회사는 말라 죽는다는 겁니다. 하아..세상에 이렇게 한심한 얘기가 어딨을까요.

1. 시장의 변화는 단시간내에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내년 4월에 WIPI 의무화가 풀리고 아이폰이 들어온다고 전국민이 WIPI 없는 핸드폰을 살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핸드폰엔 다 WIPI가 깔려 있기 때문에, WIPI 의무화 조치가 없어져도 당분간은 WIPI 탑재폰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겁니다. 물론 차차 WIPI 미탑재폰의 비중이 늘어가겠지만, 모바일 게임 제작 업체에서도 이에 맞춰서 대응할 시간이 충분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2. 플랫폼/OS가 여러 종류가 되는 건 위기가 될 이유가 없다.
지금 비디오 게임 업계를 보면요. 왕년에는 FC, SFC가 거의 시장을 먹었고, 그 이후엔 PS, PS2가 차례로 시장을 먹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XBOX360, Wii, PS2, PS3 이렇게 여러 가지 기종이 각각 시장을 나눠 먹고 있고. 각 게임사는 이 중 여러 플랫폼 또는 하나의 플랫폼을 선택해 그에 맞게 게임을 만듭니다. 어디가 위기인지;; 위기 없습니다. 오히려 기회죠.

예를 들면 일본식 RPG 게임 만드는 회사라고 칩니다. PS2와 PS3로는 이런 게임이 쏟아지는데, XBOX360으로는 이런 게임이 오히려 잘 안 나옵니다. 그럼 XBOX360 용으로 만든 일본식 RPG 게임이란 틈새 시장이 생기는 거죠. 중소 업체는 이런 데를 노리면 되는 겁니다. 기회죠.

이번엔 넥슨 모바일, 컴투스, 게임빌처럼 비교적 몸집이 큰 회사라고 칩시다. 이제 WIPI용으로 게임 만들 필요가 없으니 별다른 컨버전 없이 해외로 수출할 수 있습니다. 한글 대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이면 몰라도, 스포츠게임이나 액션/퍼즐 게임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여러 나라로 수출하기가 훨씬 쉬워 졌습니다. 기회죠.



제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기횝니다. 해외 컨텐츠가 국내 시장을 잠식? 천만에요. 그렇게치면 Windows라는 건 세계가 공용으로 쓰는 건데, 그렇다고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해외용 밖에 없나요? 아니죠. 게임도 보세요. 해외 업체도 Windows를 기반으로 온라인 게임 만들 수 있고, 실제로 WoW는 국내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가 씨가 말랐나요? 아니죠.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으니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국내 모바일 업체들은 한 단계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서 성장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