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1일 수요일

전략의 싸이클, 그리고 기획서 작성

소규모로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한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이 올라오는 DUCT TAPE MARKETING 블로그에서 마케팅 전략에 대한 좋은 글을 보고 그림과 함께 싸이클 부분만 옮깁니다. (원문은 여기) 원문 올라온 블로그는 마케팅 전문 블로그라 마케팅 전략으로 한정지어서 글을 썼는데, 마케팅 뿐 아니라 어떤 전략이든 원리는 똑같다고 봅니다.




마케팅 전략은 이렇게 일곱 단계의 싸이클로 이뤄져 있습니다. 기업 오너라면 늘 이 일곱 가지 요소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점검해야 합니다.

Who : 이상적인 소비자(= 타겟)를 잘 끌어들이고 있는가?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더 좁게(=상세하게 ) 정의할 수는 없는가?
What : 다른 회사들과의 핵심적인 차별점은 무엇인가? 그 차별점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가?
The Plan : 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전략의 목표는 무엇으로 잡았는가?
Execute : 계획대로 잘 실행하고 있는가?
Measure : 전략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추적해야 할 지표들은 무엇인가?
Analyze : 제대로 가고 있는지 측정하고, 전략을 수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추적한 지표들을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Shift : 전략을 어떻게 수정할 것인가?


흔히 말하는 Plan(위의 who에서 the plan까지) - Do (위의 Execute) - See (Measure에서 Analyze까지) 싸이클을 좀 풀어서 쓴 거라고 보시면 되는데 모든 전략, 기획은 위의 순서대로 하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보고서, 기획서를 쓰실 때도 위의 순서대로 작성하시면 편합니다.

누구한테, 어떤 걸 할 거고, 목적은 무엇이고, 성과 측정은 뭘로 할 거고, 결과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을 담을 건지. 이런 걸 최초 기획 단계에서 명확히 해 두면 흘러가면서 흔들리는 일도 없고, 결과 측정도 명확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한 두 가지씩 빼먹고 기획서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승인 받기도 힘들지만 승인을 받은 후에도 계속 프로젝트가 흔들리게 됩니다.

목적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액션 플랜이 계속 바뀝니다. 목적이 불분명하니 뭘 할지도 그때 그때 바뀌게 되는 거죠. 성과 측정을 뭘로 할지 명확히 하지 않으면 실컷 고생해 놓고 이게 효과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잘 한 건지 못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특히 큰 회사일 수록 뒷 부분이 중요합니다.

2010년 3월 25일 목요일

소셜 미디어 조직을 만드는 간단한 4단계

 한국 기업 중에도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곳이 꽤 되는데, 대부분이 홍보 / PR 담당하는 조직에서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KT는 소셜미디어팀을 따로 만들었다는 소식이 있었죠.)

 저 같은 경우는 회사의 한 조직에서 만들어서 운영을 했습니다. 회사 전체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그 부서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활용을 했었죠. 소셜 미디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을 만들려고 하면서 궁금해 진 게 다른 회사는 R&R이나 조직 구조 / 소속을 어떻게 두는지였는데 마침 해답이 될 만한 자료를 찾았습니다. 아래 글 역시 요새 젤 자주 가는 socialmediatoday에서 이 글을 보고 정리한 겁니다. 가급적 원문을..


 회사에 소셜 미디어 부서를 만들려고 하는데 일반적인 조직 구조나 Roles & Responsibilities는 어떻게 되나요? 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데 회사마다 각자의 필요에 따라 조직을 꾸리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일반화된 형태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소셜 미디어 조직은 고객 서비스나 PR 같은 특정 부서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전담 조직을 만들기는 힘들고 작게 시작해서 필요에 따라 리소스를 늘려가는 편입니다. 예산도 빠듯하고 경영진에서 큰 관심도 없고 힘들겠지만 다음의 네 단계를 따라 해 보세요.

1. 팀의 목표와 업무 범위를 규정한다.

 소셜 미디어라는 것 자체가 마케팅에서 고객 서비스, 심지어 HR까지 다양한 조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팀의 역할과 팀의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팀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이 팀의 존재가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규정합니다. 팀의 업무 범위는 만들려는 팀이 마케팅 같은 특정 부서에 속해 있는지, 아니면 회사 전체를 관장하는 위치에 있는지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우선 소셜 미디어팀이 지원해 줄 부서의 이름을 모두 나열하고, 각각의 부서에 어느 정도 수준의 지원을 해 줄건지 적습니다. 부서마다 원하는 지원의 종류와 깊이가 다 다르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런 니즈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합니다.

2. 업무 산출물과 필요 자원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새로운 팀이 만들어 낼 산출물을 가능한 한 디테일하게 짜야 합니다. 어떤 산출물을 얼마의 주기로 만들어 낼 건지 리스트를 만듭니다. 그리고 시간 계획 역시 최대한 디테일하게 작성합니다. 다음엔 이 산출물의 양에 맞게 필요한 리소스의 양을 정합니다. 소셜 미디어팀에 가장 필요한 자원은 당연히 인력이지만 외부 컨설팅사나 외부의 분석 툴을 이용하게 될 수도 있으니 어느 정도 예산도 필요합니다.

3. 팀의 R&R을 정한다.

 이번엔 산출물에 맞게 필요한 스킬을 정리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부서에 소셜 미디어 교육을 해주는 게 산출물에 있었다면 교육 자료와 강의를 할 사람이 필요하겠죠. 즉, 이 경우 소셜 미티어팀엔 소셜 미디어 트레이닝, 교육 자료 제작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규정을 해 놓는 게 "소셜 미디어 전문가"라고 문뜽그려 놓는 것 보다 사람을 채용할 때 훨씬 수월하겠죠.

4. KPI를 정한다.

 소셜 미디어팀이 업무를 잘 수행했을 때 어느 시점에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메트릭스로 만들고, 미래에 어떻게 성장할 건지 명확한 마일스톤을 설정해 두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새 팀의 가치를 입증할 수도 있고 나중에 리소스를 더 할당 받을 근거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이는 제 의견. 가장 중요한 건 뭘 해 줄 수 있고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입니다. 소셜 미디어팀을 만들려는 사람은 스스로가 소셜 미디어에 매료된 사람인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지, 그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정확히 어느 부서에게 어떤 도움을 줘서 그 부서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를 기획 단계에서부터 디테일하게 잡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러면 성과나 팀의 존재 이유 같은 원론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0년 3월 24일 수요일

소셜 미디어에서 위기에 대비하기

 요즘 네슬레 Facebook이 아주 탈탈 털리고 있습니다. 관련한 글은 요기를 참고 (한국어입니다.) 1, 그리고 이 사태의 원인이 된 건 이것 (역시 한국어) 2, 이걸 보고 Jeremiah Owyang이란 컨설턴트가 이런 사태에 대비하는 방법을 썼길래 보고 정리. (관심 있으신 분은 역시 원문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우선 현실은 이렇습니다.

  • 모든 기업엔 어느 정도 비판이 따르게 마련인데, 온라인 상에선 이런 행동이 조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전 세계의 소비자들이 Facebook이나 Twitter같이 기업이 쓰는 방법과 똑같은 방법으로 서로 연계해 기업에 흠집을 내려 할 수 있다.
  • Facebook 팬 페이지도 쉽게 공격 받을 수 있다. 사람들이 게시판을 나쁜 댓글로 도배하거나 할 수 있는데 이건 회사 빌딩에 스프레이로 메세지를 남기거나, 나무를 자르지 못하게 나무를 둘러싸는 소비자 행동과 비슷한 것이다.
  • 오너십이 어느 쪽에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회사 측에선 Facebook 팬 페이지가 회사의 소유라고 생각하지만 팬들이 (게시판 테러 같은 방법으로) 얼마든지 실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팬 페이지의 소유권은 회사나 팬들이 아니라 Facebook의 것이다.)

그럼 이런 현실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 반드시 커뮤니티 전략을 수립해라. 최신 툴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아무 준비도 없이 도입해서는 안 된다. 확실한 정책, 역할을 설정하고 경험 있는 직원을 투입해라. 소셜 미디어는관계의 지속이 핵심이기 때문에 홍보실 인턴 같은 사람에게 시켜선 안 된다.
  • 많은 회사에서 소셜미디어 관리를 신입사원이나 인턴에게 시킨다. 그들이 젊고, Y세대기 때문에 이런 툴에 익숙할 거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이라도 이 사람들에게 관리를 맡기겠는가? 경험 있는 사람에게 맡겨라. 특히 화난 고객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라. 어떤 일이 터져서 동시 다발적으로 blog 댓글이 도배되고, Facebook 팬 페이지 댓글이 악플로 가득차고, 사람들이 blog에 안 좋은 포스팅을 계속 올려 검색 결과가 부정적인 얘기로 가득 찰 수도 있다. 먼저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해 위기 대처 계획을 세워라. 항상 공포에 떨라는 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당신의 브랜드를 지켜줄 고객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라는 뜻이다.

 우리 나라에선 Facebook 팬 페이지를 쓰는 데가 잘 없지만 blog, 미투데이, 트위터 등등 모든 소셜 미디어는 공격을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공격할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무턱대고 뛰어 들었다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겠죠. 결과적으로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기업 소셜 미디어를 시작하려는 분들께는 이렇게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1. 운영할 플랫폼을 기업이 아닌 개인의 입장에서 먼저 사용해 보세요. 어떤 매체든지 그 매체 특유의 문화가 있고 대화법이 있습니다. 미투데이와 트위터 같이 비슷해 보이는 플랫폼도 실제로는 많이 다릅니다. 익명이어도 좋으니 개인 계정을 하나 만들어 연습하고 그 플랫폼에 익숙해 지시는 게 좋습니다. (네슬레 문제도 결국은 구 매체에서나 통하던 의사소통 방식을 Facebook에 그대로 적용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2. 다른 회사에서 하는 걸 많이 구경하세요. 1~2주일 보다 보면 어디가 잘 하고, 어디가 잘 못 하는지 금방 파악이 될 겁니다. 잘 한다고 느끼는 곳과 못 한다고 느끼는 곳을 비교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석해 보시면 기업 소셜 미디어들이 쉽게 빠지기 쉬운 함정은 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을 보신 분은 절대로 네슬레처럼 하진 않겠죠.)

3.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혼자 몰래 하지 마시고 홍보 부서 같이 대중과 소통하는 데 익숙한 곳과 연계해서 하세요. 경영진 등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먼저 보고를 해 놔야 합니다. 만약 소셜 미디어에서 뭔가 문제가 생겼는데 홍보 부서도, 상급자도 모르는 상태라면 문제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 본인의 위치도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 제대로 못 하겠다는 소셜 미디어 담당자들에게..

아래 글은 socialmediatoday의 이 글에서 따 왔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 못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원문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소셜미디어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무조건 많은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라고 합니다. (담당자인 당신이 그걸 전부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뒷전인 채.) 똑같은 메시지를 5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에 뿌리고 있다면 (Facebook fan page, Twitter, blog 등등..) 당신의 업무는 "economy of effort in social media"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럴 경우 당신의 업무는 ROI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커뮤니티를 전부 케어할 순 없습니다. 또 웹 상의 모든 질문에 전부 대답을 할 수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전부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건 트위터 follower 수가 몇 명인지 같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한 명의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리소스를 투여해서 얼마나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 하는 질의 문제입니다.

 블로그에 댓글이 몇 개가 달리느냐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블로그를 잘 구조화 해서 일주일에 하나라도 정말 가치 있는 피드백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겁니다. 어떤 컨텐츠가 있을 때 그걸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게 중요한 거지, 딱히 컨텐츠도 없으면서 억지로 쥐어짜서 트위터에 한 줄 쓰느라 골머리 썩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업무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써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다루는 일의 목표는 고객들의 커뮤니티를 서포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시간 뿐 아니라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고객들의 시간도 존중해 줘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Out of clutter find simplicity; From discord find harmony; In the middle of difficulty lies opportunity.

 이 말에서 힌트를 얻어 기업에 그대로 적용해 보면,

1. Out of clutter find simplicity - 먼저 소셜미디어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여 보세요. 힘들다는 건 알지만 당신이 관리하고 있는 게 20개 정도 된다면 이걸 5개로 줄여 보세요. 중단하는 곳엔 왜 중단하고, 앞으로 계속 얘길 하고 싶으면 어디로 와야 하는지 메세지를 남기면, 정말 커뮤니케이션을 할 마음이 있는 고객이라면 당신이 있는 곳으로 찾아 올 겁니다.

2. From discord find harmony -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드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전략을 짜세요. 온라인 상에서 얘기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뭔가 의미가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3. In the middle of difficulty, lied opportunity -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도 않고,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처음엔 정말 고통스러울 겁니다. 하지만 6개월 정도 지나고 나면 모든 게 편안해질 겁니다.


여기까지 읽은 저의 결론은 이겁니다. 캬~ 이번엔 네 줄로 정리!

1. 고객이 하는 모든 얘기를 들을 수는 없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2. 소셜미디어도  가장 효율적으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곳만 몇 가지 운영해라.
3.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목적을 명확히 하고 항상 그 목적에 집중해라.
4. 억지로 뭔가 쓰려고 짜내느라 고민하지 마라. 양이 중요한 건 아니다.

Twitter와 Customer Service

아래 글은 socialmediatoday라는 곳의 이 글을 보고 정리한 글입니다. 제가 영어를 잘 하는 편이 아니니 관심 있으신 분은 원문을 읽으시길 권장합니다.


글 쓴 사람이 클라이언트 회사들 (특히 기존의 CS채널과 온라인 프로모션 채널을 분리하고 싶어하는 회사들)과 일하면서 몇 번 부딛힌 문제라고 합니다. 이 사람들의 걱정은 이겁니다.

 온라인에서 응대를 해 주다 보면 사람들이 불만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온라인에다 얘기를 할 거다. 그 결과로 온라인에서 우리 회사에 대해 안 좋게 얘기하는 사람이 늘어날 거고, 온라인에서 응대를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할 거고, 다른 사람들까지 이 불만에 대해 물고 늘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1.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 보면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사람이든,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든 상관 없이) 온라인 매체를 담당하는 직원이 어느 부서인지는 알 바 아닙니다. 고객이 생각하기엔 어쨋든 그 직원은 그 회사의 대표로 온라인 매체를 통해 나와 직접 대면하는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야든 그 회사나 그 회사의 제품 / 서비스에 대해 궁금한 것에 대해 온라인 매체 담당자에게 질문을 했을 땐 만족할 만한 답변을 받아야 하는 것이구요.

2. 고객들을 (트위터같은) 온라인 채널로 몰지 말고, 원래 고객들이 얘기하는 데서 원래 하던데로 얘기하게 두는 건 어떨까요? 고객들이 나한테 와서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렸다가 얘기하게 하지 말고,고객들이 얘기하는 곳으로 찾아가는 겁니다. (실제로 Comcast의 소셜 미디어팀 12명은 하루에 6,000개에서 10,000개의 블로그 포스트를 모니터링하고, 2,000개의 트윗을과 600~1,000개의 게시판 글을 모니터링합니다.)

3. 전화 한 통 안 받은 것의 ROI는 얼마나 될까요? 그럼 온라인에서 어떤 사람이 말하는 걸 무시했을 때의 손실은 얼마일까요? 왠만한 회사는 고객 1인당 매출이나 이익에 대한 자료는 갖고 있을 테니, 전화 안 받아서 떨어져 나간 고객으로 인한 매출 손실이 얼만지는 쉽게 계산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고객은 어쩌면 (회사에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회사나 제품 / 서비스에 대해 정보를 주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던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지 않는 기업들은 이런 사람들의 불만에 대해 아무런 대답을 주지 못하죠. 꼭 그 사람의 불만을 해결해 줘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 내 불만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불만을 가라앉힙니다.

4. 결론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고객에게 문의를 받는 일은 여러 모로 무서운 일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매체 담당자인 당신이 누군가가 온라인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얘기를 무시하는 건 그 사람들에게나 회사에게나 무책임한 겁니다.


여기까지가 원문을 해석-_-하고 좀 덧붙이고 빼고 해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전반적으로 동감하는 글인데요, 위 글을 보고 내린 저의 간단 결론은 이겁니다. (네 줄로 하고 싶은데 안 되네요..)

1. 기업 트위터, 블로그를 운영하면, 고객들이 거기로 온갖 문의를 해 오는 건 뻔한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당신이 어느 부서 소속이든지 간에 그 사람들에게 만족할 만한 대답을 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2. 사람들이 당신네 회사나 제품에 대해 얘기하는 걸 평상시에도 모니터링해라. 그래야 당신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포인트를 포착할 수 있고, 그 포인트를 잘 찾아서 사람들이 물어보기 전에 먼저 얘기하면 문의가 오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3. 그래도 어떤 고객이 당신에게 불만을 토로하거나 질문을 했다면 꼭 그에 대한 해답을 본인이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려라. 알아보고 있다거나, 앞으로 노력하겠다는 말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다.

4. 무서워도. 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실이니까.

기업가, 사업가와 경영자.

오늘 운동하러 갔다가 씻고 잠시 쉬면서 거기 있는 동아일보를 보게 됐습니다. (보통은 매일경제신문이나 한국경제신문을보는데 오늘은 누가 가져갔더라구요.) 구글 중국 철수에 대한 기사가 있었는데 뭐 홍콩은 철수를 안 해서 편법(?)으로 철수를 했으나 안 되는 건 아닌..상황은 다들 알고 계실 테니 생략하구요. 제가 재밌게 본 대목은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구소련 출신으로 정보(여론)의 자유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검열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 반대로 매출과 이익을 중시하는 CEO 에릭 슈미트는 3억 5천만이 넘는 네티즌을 갖고 있는 중국 시장과 구글의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포기할수 없다는 입장. 구글 이사회조차 양편으로 나뉘어 논쟁을 계속했다.

 뭐 결론은 아시다시피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로 세르게이 브린 쪽이 우세해져서 중국에서는 명목상 철수하는 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한 달 전 쯤 softbank의 孫正義 회장이 트위터에 썼던 글이 떠올랐습니다.

 事を起こすのが起業家、事を成すのが事業家、事を治めるのが経営者。

 한자만 보더라도 의미는 통할 테니 따로 해석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기업가와 사업가와 경영자 세 개로 구분하는 건 아직 잘 모르겠고, 꿈을 꾸고 비전을 제시하는 게 기업가. 그 비전을 달성하도록 일을 수행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게 사업가 (또는 경영자) 이렇게 두 가지로 분류를 하는데요. 위의 구글 기사를 보니 딱 세르게이 브린은 기업가. 에릭 슈미트는 사업가 내지는 경영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 말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이렇게 역할이 분담돼 있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정치도 그렇고 기업 경영도 그런데, 꿈만 꾸는 사람이 있어선 말이 공허하고 또 너무 현실적으로 일만 잘하는 사람만 있어선 뭔가 일이 잘 돼 가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허망합니다. 그래서 세상엔 꿈을 꾸는 사람도 필요하고, 직접 꿈을 꾸진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꿈에 동감해 그 꿈을 실현시키는 걸 잘 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서로 만나질 못해서 꿈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 구글은 보면 참.. 서로 잘 만난 거 같습니다. (MS는 잘 모르겠고..Apple은..노 코멘트 ㅡ,.ㅡ) 부럽네요.

007. 자신의 주인이 돼라.

 착각하지 마라. 자제심이란 단어의 뜻을 안다고 뭔가를 자제하는 게 가능한 건 아니다. 아무리 작은 거라도 하루에 뭔가 한 가지를 쉽게 단념할 수 있다면 그게 자제심이 있는 거다. 작은 일조차 자제가 불가능하다면, 더 큰일이라고 잘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제심이란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자신의 안에 있는 욕망을 제어해, 욕망이 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 자신이 자신의 행동의 주인이 되는 것을 자제라고 한다.

 
 자제라는 게 은근히 쉽지 않은 일이어서,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게 자제인 것도 아닙니다. 참아야 할 때 참고 참지 말아야 할 때는 참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자제라고 생각합니다. 매사에 흥분하지 않고 자신을 컨트롤해서 행동하지 말아야 할 때 하지 않고, 행동을 해야 할 때는 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참고 행동을 삼가야 할 때 흥분한 상태에서 마구 행동을 하는 바람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꾸로 행동을 해야 할 때는 겁을 먹고 행동하지 못하면서 자신은 참고 있는 거라고, 인내심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면서 흐뭇해 합니다.



이 글은 "니체의 말"시리즈입니다. 시리즈 다른 글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리즈 소개는 여기

2010년 3월 20일 토요일

직원이 즐겁게 수행할 수 있는 전략이 좋은 전략

조선일보 Weekly Biz를 보다 보니 CRM에 관한 기사가 나왔는데, 중간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미국 메릴린치사는 1990년대 중반 'Super Nova'라는 새로운 고객 관리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재무상담사들은 자신이 관리하던 평균 550명의 고객들을 Super Nova 방식에 따라 자산 규모, 거래 수익 등 11가지 기준으로 분류해 랭킹을 매긴 뒤 대부분의 기준에서 상위 랭킹에 오른 200여명의 고객들에게만 모든 서비스를 집중함으로써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위의 11가지 기준 중 '이 고객은 나나 우리 회사 직원들이 상대하기에 기분 좋은 사람인가?'와 같이 금융 자산이나 거래 규모와는 무관한 정성적 기준을 정량적 기준 못지않게 중요하게 반영했다는 점이다.

 맞는 말입니다. 특히 보험 회사라면 더 그렇겠죠. 보험회사의 영업사원에겐 고객 한 명 한 명이 모두 자신의 돈이나 다름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상대하기에 기분 좋지 않다.. 뭔가 문제가 있는 고객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건 고객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회사의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들은 모두 회사에 돈을 벌어주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전략이 있습니다. 고객을 불편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서비스 비용을 줄이는 전략. 고객에게 결제를 강제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얻는 전략. 고객에게 별다른 가치를 제공해 주지 못하지만 대체할 상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물건을 파는 전략. 대부분의 직원은 회사에 단기적으로 이익이 된다 하더라도 이런 일은 하기 싫어합니다. 자기도 이게 고객에게 돈을 빼앗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느끼기 때문에 별다른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죠.

 직원들의 직감은 대부분 옳습니다. 직원들이 즐겁게 할 수 없는 일은 대부분 고객에게도 장기적으로 가치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 전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반짝 실적을 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론 고객이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거죠.

 전략을 만들 때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이 전략이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략인지. 명령을 내릴 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이 일을 내 아이들에게, 내 친구들에게, 내 부모에게도 기꺼이 시킬만한 그런 일인지. 이 질문에 대답이 No라면 그 전략은 장기적으로 고객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Google의 경영 이념이 Don't be evil.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이게 진리입니다. 악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장기적으로 가치를 제공해 주고, 고객들도 우리 회사를 좋아하게 됩니다. 악하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이 매사에 보람을 느끼고 최선을 다 해서 수행하게 됩니다. 고객이 좋아하는 일을 직원들이 전력을 다해서 한다. 모든 회사가 꿈꾸는 그런 모습 아닐까요?

 기사 아래 부분엔 이런 말도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융단폭격식으로 매년 수백만개의 사은품을 뿌리는 대신 우리 회사와 라이프타임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핵심 고객 1만명만 확보해 보라

  전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기적인 수익에 눈이 멀어 몇 푼이라도 벌 수 있는 전략을 융단폭격식으로 뿌리지 말고, 회사가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행할 만한 전략의 큰 줄기를 만들고 그 방향에 집중합시다. 그리고 당연히 이 전략은 직원들이 기꺼이 나서서 할 만한 것이어야 하고, 고객들에게도 우리의 전략은 이거라고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2010년 3월 19일 금요일

Permanently remove this user and keep messages.

오늘 몇몇 사람들이 회사를 떠납니다. 나가는 분들 중 몇몇은 같이 동호회도 아니고 스터디도 아닌 모임 비스무리한 걸 하던 분인데요. 회사 밖 사람에게 다 얘기하기엔 기밀인 이야기가 많이 오가는 모임이라 회사 다니는 사람만 포함시키는 걸 규칙으로 했고, 오늘 퇴사하신 분들을 그 모임에서 제외했습니다.

관리자 메뉴에 들어가 이분들을 제외하려고 보니 두 가지 선택지가 있더군요.

1) Permanently remove this user and keep messages.
2) Permanently remove this user and messages.

과거에 한 말들까지 지울 이유가 없기에 첫 번째 것을 선택했습니다.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 또 능력있고 많은 공헌을 한 사람들이 떠나면 아쉽지만 그 사람들이 했던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이렇게 떠나는 사람들이 과거에 이룩한 것들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고, 또 미래의 초석이 되는 거니까요.

생각해 보면 회사든 어떤 단체든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인류 전체가 그렇기도 하겠죠.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나간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또 슬퍼하고 주저앉아 있을 시간이 없네요.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006. 누구에게나 특기가 한 가지씩 있다.

 누구에게나 특기가 한 가지씩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특기를 일찍 파악해 그 특기를 잘 살려 성공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특기를 모른 채 살기도 한다. 자기 스스로 특기를 발견하는 사람도 있고, 세간의 평가에 의해 자신의 특기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찌 됐든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해 보다 보면 자신의 특기를 알게 되게 마련이다.

 
 이건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모든 직원에겐 한 가지씩 잘 하는 게 있게 마련인데 현재 하는 일에서 그 특기를 발휘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런 특기가 있는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지난 1년 동안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하던 업무와 전혀 다른 일로 전환을 하고, 또 거기에 적응해 가는 걸 보면서 참 놀란 적이 많습니다. 아. 이 사람에게 이런 재주가 있었나. 아. 이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나. 이런 걸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평사원이라면 최대한 많은 일에 도전해 보세요. 회사에서 도저히 할 기회가 없다면, 주말이든 저녁이든 취미로라도 이런 저런 일을 접해 보시면 자신이 어떤 일에 재능이 있는지 알게 될 겁니다. 잘하는 일을 발견했다면 어떻게든 업무에서 그것과 비슷한 일을 할 기회를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부하 직원이 있는 관리자라면 최대한 여러 종류의 일을 부하 직원들에게 시켜 보세요. 늘 A에게 시키던 일을 이번엔 B에게 한 번 시켜 보세요. 직원들에게 정말 잘 하는 일을 찾아주고, 그 일을 하게 한다면 팀웍도 좋아지고 부하 직원들의 신망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은 "니체의 말"시리즈입니다. 시리즈 다른 글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리즈 소개는 여기

2010년 3월 17일 수요일

RAW 브랜딩

유니타스브랜드 13호, 브랜딩. 그 두 번째 장의 제목은 RAW입니다.

RAW. 생선 회를 굳이 영어로 쓰면 Raw fish라고도 하고. 프로 레슬링 WWE에도 RAW 라는 프렌차이즈가 있죠.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의 머플러에서 나는 요란한 소리를 RAW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테고, 유기농 채소를 RAW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테고, 동물 깃털로 만든 펜을 RAW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킥복싱을 배우는 것이나 주말 농장에 가서 직접 채소를 키우는 걸 RAW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대충 감은 잡히는데 이 RAW라는 게 뭘까?

RAW 소비 현상에 대해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RAW라는 것은 제품이 점점 인공적이고, 정교해져 가는 과정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거부 반응

 한국 트렌드 연구소 김경훈 소장은  RAW를 이렇게 정의했다고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과잉, 무한복제, 도시적 삶의 습관성, 만들어진 강한 자극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현대인이 그것에서 탈출해 직접 경험에 대한 욕구가 반영된 키워드가 RAW

 마지막으로 쿨 마케팅의 저자 김경필은 이렇게 설명했다고 합니다.

 RAW한 원형을 보여주는 상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는 고도화된 상품들의 진부함에 대한 도전이자 편리와 효율성에 대한 신선한 의심이다.

 
기술이 진보하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 감에 따라 "아날로그"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예전에야 모든 게 아날로그였으니 이걸 따로 아날로그라고 부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지만 모든 게 디지털화 되고 나서야 예전에 느꼈던 아날로그의 감성이 소중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된 거죠. 이러면서 RAW가 하나의 브랜딩 전략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유니타스브랜드는 RAW 그 자체, 또 RAW를 연출한 RAWlish로 시장을 구분하고 그 소비 행태에 따라 Passive와 Active로 나눠 RAW와 관련된 시장을 네 가지로 나눕니다.

1. RAW하면서 Active한 시장은 암벽등반, 래프팅 같이 극도로 자연에 가까운 RAW이면서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는 시장입니다. 레포츠보다 좀 덜 과격한 측면으론 커피 원두를 사 직접 갈아 에스프레소를 내려먹는다든가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상당히 수고로운 제품, 서비스들이지만 고객들이 이 수고로움을 재미로 느끼는 게 특징입니다.

2. RAW하면서 Passive한 시장은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든가, K-1 중계를 본다든가 하는 게 있습니다. 간접적으로 RAW를 소비하는 시장입니다.

3. Rawlish하면서 Active한 시장은 RAW의 가장 큰 단점인 수고로움을 없앤 것으로 Ferrari 자동차나 깃털 모양의 펜을 들 수 있습니다.

4. 마지막으로 Rawlish하면서 Passive한 시장은 롯데의 드림카카오 같은 RAW한 원형을 가공한 상품들로, 실제로 RAW한 것은 아니지만 고객들이 RAW한 감성을 느끼게 해 주는 시장입니다. 이 시장이 가장 대략 소비가 일어나는 시장입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원래 RAW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RAW 또는 Rawlish한 것들로 만족시켜야 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RAW한 브랜드를 찾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최적의 배합이 RAW이고, 트렌드 최후의 모습이 RAW이고 브랜드 최고의 가치가 RAW인 것입니다.

2010년 3월 12일 금요일

005.자신을 표현하는 세 가지 방법

 자기표현은 자기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방법은 크게 보낸다, 비웃는다, 파괴한다 세 가지가 있다. 상대에게 사랑이나 증오를 보내는 것도, 괴롭히는 것도 자기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신이 취하고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글은 "니체의 말"시리즈입니다. 시리즈 다른 글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리즈 소개는 여기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브랜드란, 제품 성능 비교를 무의미하게 하는 것.

유니타스브랜드 13호 브랜딩. 그 첫 장인 "1. 브랜드란 무엇인가"를 보면, 브랜드란 무엇인가에는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이 정의가 여러 가지 인용돼 있습니다.

ABSOLUT VODKA 사진이 들어간 표지가 인상적이었던 미학적 마케팅이란 책을 쓴 Columbia 경영대학의 번 슈미트(Bernd Schmitt, 2007년에 나온 빅 씽크 전략도 유명하죠.)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브랜드란 소비자가 마음 속으로부터 갖고 있는 다른 기업, 상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과 차이 나는 독특한 그 무엇이다. 그것은 곧 소비자에게 주는 기업의 이미지, 상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전체적인 문화를 의미한다.

디자인 경영이란 책을 쓴 브리짓 보르자 드 모조타(Brigitte Borja de Mozota)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브랜드는 어떤 이름이나 상징 그 이상의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는 조직의 약속을 표현한다. 기업의 명확하고 강한 약속을 담은 브랜드는 고객의 충성을 얻을 수 있게 되며, 지속적인 고객의 지지와 호응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근본적으로 브랜드는 느낌, 이야기 또는 회사와의 상호 관계의 경험에 관한 것으로서의 어떠한 모습에 대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이 갖고 있는 것 중에 브랜드라고 부르지만 아직까지 상표라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3가지만 적어보자. 흠..갖고 있는 것, 안 갖고 있는 것 가리지 않고 먼저 떠오른 대로 적어 본 저의 답은 이겁니다.

1. 신한카드

2. Panasonic 카메라

3. Yepp (삼성전자 mp3 플레이어)

 이번엔 거꾸로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걸 3가지 적어보랍니다. 역시 갖고 있는 것 안 갖고 있는 것 가리지 않고 먼저 떠오른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1. 현대카드

2. Leica 카메라

3. Seth Godin (보라빛 소 등등의 저자)

 

내가 왜 위의 것들은 브랜드가 아니라 상표라고 생각하고, 아래 것들은 브랜드라고 생각했을까. 잠깐 고민을 하다 보니 이런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위의 것들의 상품을 제가 선택할 일이 있다면, 정말 꼼꼼하게 뜯어보고 구매 결정을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군요.

신한카드라면 어디서 어떤 혜택이 있고, 어디랑 제휴가 되고 등등. Panasonic 카메라라면 무게가 얼마고 화소 수가 얼마나 되고 배터리는 얼마나 큰지 등등. Yepp 역시 저장공간 용량이 얼마나 되고, 연속으로 몇 시간 재생이 되고, 파일 관리가 편리한지 등등.

하지만 현대카드에 가입을 한다면, Leica 카메라를 산다면, Seth Godin의 책을 산다면 다른 회사 경쟁 제품이랑 전혀 비교하지 않을 겁니다. 현대카드라면 제휴 업체가 더 적고 할부 이자율이 더 비싸다 하더라도 가입할 겁니다. Leica 카메라라면 좀 더 무겁고 화소수가 적더라도 살 겁니다. Seth Godin의 책이라면 목차는 커녕 책장 넘겨 볼 것도 없이 눈에 띄는 즉시 살 겁니다.


결국 저에게 있어서 브랜드란 이런 것인 모양입니다.

 제품이 가진 고유의 성능, Spec을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할 필요 없게 만드는 또다른 힘.

예전에 컨셉 크리에이터란 책을 보니 제품이 성공하려면 제품력과 컨셉력 두 가지를 다 갖춰야 한다고 하더군요. 이 말을 좀 변형해서 전 제품력과 브랜드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브랜드가 별볼 일 없으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물건은 거지같이 만들면서 브랜드 이미지 광고만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비슷한 성능이라면 브랜드에 의해 구매가 결정되고, 또 브랜드력이 강한 제품이라면 제품력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구매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2010년 3월 8일 월요일

Unitasbrand 13호. 브랜딩.

시즌1의 다른 책들보다 배는 두꺼운 Unitasbrand 13호 "Branding" 표지에 써 있는 말이 정말 맘에 듭니다.

 마케팅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한다. 브랜딩은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한다.

 


이 책은 지난 2년 간 12권을 통해 Unitasbrand가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집대성했다는 느낌입니다. 1호부터 12호까지 주제였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식으로 구성이 돼 있습니다.

0. 브랜드란.
1. RAW
2. Fantasy
3. 고등브랜드
4. 디자인 경영
5. 컨셉
6. 런칭
7. 온브랜딩
8. 슈퍼 내추럴 코드
9. 브랜드 뱀파이어
10. 불황의 브랜딩
11. 휴먼 브랜드. 휴먼 브랜더.

Unitasbrand에 대해 말만 많이 듣고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우선 이 13호를 읽고 그 중에 맘에 드는 주제만 과월호를 구입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저는 과월호를 다 사 놓고 아직 다 읽진 못했는데, 여튼 과거에 읽었던 것들이 다시 한 번 떠오르면서 정리가 착착 되는 게 아주 좋습니다. ㅎㅎ

시간 날 때마다 12가지의 주제에 대해 이 책에 적혀 있는 걸 간단히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2010년 3월 7일 일요일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고, 변화해야 살아 남는다.

신화와도 같았던 도요타 자동차. 도대체 이 회사에 대한 책이 몇 권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를 연구했고, 또 많은 회사들이 배우려고 했던 회사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위기에 봉착해 있죠. 리콜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도요타 = 품질이라는 인식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게 정말 큰 문제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팟. mp3 플레이어는 iriver나 sony, 삼성이 먼저 만들었고, 지금도 아마 기계 자체의 품질은 애플과 큰 차이 없거나 오히려 앞설 겁니다. 핸드폰 역시 Motorola가 지배하던 세상이었지만 Nokia, 삼성전자, LG전자가 시장을 지배하게 돼 버렸고, 그 와중에 애플의 아이폰이 또다른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도요타는 훌륭한 회사고, 애플 역시 지금 제일 잘 나가는 회사며,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어떤 회사의 잘 나가는 비법이 영원히 유지되는 건 없습니다. 도요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이미 2~30년 전에 최고였던 방법입니다. 애플이 지금의 방식을 유지해서 언제까지 지금의 위상을 유지할지는 알 수 없는 거고, 삼성전자의 방식은 삼성의 인프라와 그 당시의 시대 상황이 뒷받침을 해 줬기 때문에 삼성을 최고의 회사 중 하나로 만들어 줬습니다.

중요한 건 그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흐름에 맞게 전략을 짜서 잘 수행하는 것입니다. 지금 잘 나가는 회사라고 해서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만을 고수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밀려날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스스로의 방식에 의문을 갖고, 시대의 흐름에 촉을 세우고, 늘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 내는 것만이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HBR 블로그에서 컨설팅 회사에 대한 책 "Lord of Strategy"를 쓴 Walter Kiechel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아래분을 보다가 불현듯 떠오른 생각...
Every article or case study that holds a company up as an exemplar should say, Reader beware. We should acknowledge, and maybe even appreciate, that any example of corporate greatness or excellence is not forever, is, in fact, fleeting.




2010년 3월 6일 토요일

Achille Viglione Barbera d'Alba 2003

Achille Viglione Barbera d'Alba 2003. 태어나서 첨 먹어 본 Barbera 품종의 와인입니다. 색깔은 연한 자주색인데 이쁘네요. Barbera 품종은 타닌이 적고 산도가 높다더니 정말 떫은 맛은 거의 없어서 잘 넘어갑니다. 값도 2만원 대던가 3만원 대로 싸던데 박스로 사 놓고 부담 없이 먹기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칠레 까베르네 소비뇽 같은 떫은 맛이 엄청 강한 것들은 부담스러워서 (한 잔 까진 괜찮은데 그 이상 먹으면 혀가 떫더름..) 이런 와인이 더 맘에 듭니다.

Barbera d'Alba를 먹어 보기 전 Barbera에 대해서.

좀 이따 Barbera d'Alba 와인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셔 볼 예정입니다. 얼마 전에 와인샵에서 3만원 정도 주고 데려왔습니다. Barbera는 Sangiovese, Montepulciano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주로 이탈리아 북서부에서 많이 재배된다고 하네요.

13세기에 Piemonte 지방 중심부에 있는 Monferrato에서 처음 재배됐는데, 이탈리아에서 이민 나간 사람들이 신대륙에도 많이 옮겨갔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이탈리아 내에선 Monferrato 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국내에선 이탈리아 게 아닌 barbera 와인은 못 봤습니다. barbera 와인 자체도 엄청 보기 힘들지만..)

Barbera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타닌이 적고 산도가 높다고 합니다. 따듯한 지역에서 나는 포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라네요. 가장 유명한 건 Barbera d'Asti인데, Barbera d'Alba도 유명하지만 이 지역에선 워낙에 (돈이 많이 되는) Nebbiolo를 더 많이 재배하다 보니 Barbera d'Asti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연수가 얼마 안 된 barbera 와인에선 주로 블랙베리, 체리 향 같은 게 나고, 일부 와이너리에선 오랜 기간 숙성시켰을 때 깊이를 더하게 하려고 vanila향도 나게 한다고 하는데 저는 이런 냄새는 잘 모르겠고..일단 먹어 보고 나중에 또 포스팅 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wikipedia를 전적으로 참고했습니다.

2010년 3월 5일 금요일

수익률보단 수익 규모가 더 중요

Seth Godin 블로그에서 Pennies and dollars라는 글을 보다가 떠올라서 다르지만 비슷한 얘길 해 보려고 합니다.

면접 보러 들어가서 종종 면접 보러 오신 분들한테 문제로 내던 것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아래 네 가지 투자 방법이 있는데, 당신은 어떤 걸 택하겠습니까? 예산은 1000이며, 예산 범위내에서 몇 개를 선택하든 상관 없습니다.


A. 투자금액 : 100, 연 수익 : 10
B. 투자금액 : 1000, 연 수익 : 80
C. 투자금액 : 300, 연 수익 : 20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A를 고릅니다. 대체 왜? 이익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죠. A는 투자 금액 100에 수익 10으로 수익률이 10%입니다. B와 C는 각각 8%와 6.7%로 A보다 낮죠.

근데 정답이 그건가요? 당연히 아닙니다. B죠. A에 투자하면 10의 수익을 얻지만, B에 투자하면 80을 얻습니다. 수익률이 뭐가 중요합니까? 수익률 10%를 내고 자산의 90%를 놀리는 것 보단 당연히 B에 투자해서 수익을 8배로 늘리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근데 실제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돈을 더 많이 써서 1000원 더 써서 100원 더 벌 궁리는 안 하고, 지금 2000원 써서 300원 벌고 있는 상황에 만족합니다. 금고에 1000원이 놀고 있는데 말이죠. 중요한 건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의 규모입니다.

마케팅은 돈을 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돈을 투자해서 매출을 더 높이려고 하는 행동입니다. 마케팅을 안 하면? 어느 정도 팔리고 있는 물건이라면 아마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겁니다. 하지만 마케팅을 할 때보다 수익 규모가 점점 줄어들게 되겠죠.

R&D도, 직원 교육도. 다 그런 겁니다. 이런 돈을 안 쓰면 이익률이야 다른 회사보다 높겠지만 1등을 할 수는 없을 거고, 시장에서 살아 남기도 힘들 겁니다.

2010년 3월 4일 목요일

004. 피곤할 때는 실컷 자라.

자기 혐오에 빠졌을 때. 뭘 해도 귀찮고 기운이 나지 않을 때. 뭘 하면 좋을까? 종교? 비타민제? 음주? 여행? 그런 것 보다도 밥을 먹고 좀 쉬다가 실컷 자라.

 
말싸움이 계속될 때 상대와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그냥 말을 중단하고 다음에 다시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듯.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날 때 더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으려면 그냥 생각을 중단하고 다른 일을 하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아예 멍하니 있다가 잠들어서 생각을 더 이상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안 좋은 생각은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법이어서, 한 번 수렁에 빠지만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하고 기분전환을 하려고 해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모든 걸 다 잊고 숙면. 다음 날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일어나서 생각합시다.


이 글은 "니체의 말"시리즈입니다. 시리즈 다른 글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리즈 소개는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