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8일 금요일

정보 공유 안 한다고 남한테 불평을 하기 전에 거울을 보자.

1.수평 공유
아 짜증나. 한 달 내내 조사했더니 이거 저번에 옆 팀에서 했던 거구만. 이런 거 했으면 우리한테도 좀 공유해 주지. 쓸데 없이 한 달 헛수고 했잖아. 저 팀은 왜 늘 이렇게 정보 공유를 안 할까.

회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또 흔히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근데, 정작 나는 거래처에서 준 제안서나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남들이 요구하기 전에 공유한 적이 있는가?
어떤 자료든 이걸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거고 그게 어딘지는 다들 알고 있습니다.

우연히 제안서를 받아 새로운 홍보물의 형태나 새로운 e-mail 마케팅 솔루션을 알게 됐다면, 관련 부서는 뻔하죠. 마케팅, 고객 서비스, 영업 등등.
영업하러 나갔다가 우연히 고객들이 우리 물건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알게 됐다면, 역시 관련 부서는 뻔하죠. 마케팅, 고객 서비스, 생산, 홍보 등등.
주기적으로 경쟁사 동종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나 고객 충성도, 매출을 조사하고 있다면, 전략 기획, 사업 기획, 마케팅 같은 부서에 전달해야 합니다.

하고 있습니까?

남들이 요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이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누굴지를 둘러 보고 그 사람들에게 내가 얻은 정보를 공유해 주고 있습니까?

정말로?  매번? 빠짐없이?
세상만사 기브 앤 태이크입니다. 자꾸 줘 버릇 해야 저쪽에서도 (미안해서라도..) 뭔가 주기 시작합니다.

2. 수직 공유

위에 건 부서 간, 수평 간 정보 공유에 대한 얘기였고, 이와 다른 차원으로 이런 얘기들도 잘 하죠.

아니 이런 정보가 있었으면 우리한테도 공유를 해 줘야지 혼자만 알고 있으면 어떡해. 팀장 혼자 일 다 할 거야? 최소한 공유를 해 줘야 같은 레벨에서 생각을 하고 일을 하지.
왠지 모르게 우리 상사들은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비밀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만을 말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돌아 봅시다.

왠지 모르게 나도 중요한 메일은 팀장들끼리만 공유하거나, 리더들만 속한 메일링으로 공유한다거나. 아니면 내 상사한테만 공유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 리더 메일로 전달하고 있는 그 정보가 정말로 절대로 일반 사원들은 알아서 안 되는 기밀 정보입니까? 일반 사원들이 그걸 알게 되면 회사에 어떤 위험이 있나요?

내가 부하직원보다 월등하거나 더 잘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권한이나 권위가 내가 부하직원은 모르는 어떤 기밀 정보 (때론 절대 기밀일 필요가 없는)를 알고 있는 것에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정보를 부하직원들과 공유하고 부하직원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본인을 위하는 일입니다.

3. 착한 사마리아 정보 미공유인

이와는 다르게 또 마음은 굴뚝 같은데 혹시나 상대방에게 쓸데 없는 정보를 줘서 스팸 메일을 늘리는 꼴이 될까봐 두려워 하는 "선량한 정보 안 공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게 무슨 인터넷 바꾸라고 문자 보내는 것도 아니고. 같은 회사 직원이 정보 공유해 준다고 욕할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설령 그게 나한테 별로 쓸모가 없는 정보라 하더라도 마음 써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여기지 뭐야 이 쓰레기 같은 걸 왜 나한테 보냈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걸 주면 정말 도움이 되나?" 라는 고민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대답이 예든 아니오든 스스로가 판단할 일도 아니고, 설령 도움이 안 된다 하더라도 내가 손해보는 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압니까? 은근히 하나 얻어 걸려서 공유 받은 사람이 뭔가 큰 일을 이룰 수도 있고 그럼 나한테 얼마나 고마워 하겠습니까.



다들, 공유하고 삽시다. 아니 저한테 공유해 달라는 말은 안 할 테니, 같은 회사 직원끼리는 좀 공유하세요.

댓글 2개:

lupin :

피터 드러커 흉아가 얘기 했던 바가 있죠.. 지식근로자의 평가는 자기 내부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얻어지며, 이는 상대방의 업무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로 평가를 받게 된다고요..



수평적 공유를 잘해주는 건 타팀에 기여하는 일인데.. 의외로 그걸 꺼려하는 님들이 꽤 계시는 것 같더라는..



물론 저 역시 우리가 생산한 정보를 통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부서는 어딘지.... 찾아보려는 노력을 안했던 것도 크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후 고쳐나가야겠습니다. -_-;



좋은 거 또 하나 배우고 가네요. :) 항상 쌩유~

Chun S.B :

@lupin - 2010/01/08 18:35
배우긴요;;저야말로 항상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