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8일 화요일

Vongo

 갤러리아 명품관 건너편 코치 골목의 Pure Melange랑 mejjanin이 있는 건물. Pure Melange가 원래 1~2층에 있었는데 2층만 쓰게 됐고, 1층에 Vongo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생겼습니다. 컨셉은 Italian..Tapas인 듯.

 지난 주 토요일에 Pure Melange 가려고 했다가 새로 생긴 걸 보고 한 번 가보자..해서 갔는데 그 날 오픈했다 그러더라구요. 은근 5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근데 인테리어를 새로 해서 그 페인트 냄새랄지..좀 새집 냄새가 심하게 나더라구요. 거기다 뭔가 책꽂이로 칸막이를 해 놨는데 보통은 오래 된 책을 꽂아 놓잖아요. 근데 완전 너무 새 책이라서 종이가 새하얘;; 좀 놀랐습니다.

 메뉴는 그냥 평범한 애피타이저와 피자, 파스타, 그릴..이 있고. 타파스..라고 그냥 안주 삼아 집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몇 개 있는데 특별할 건 없습니다. 그냥 다른 데서는 애피타이저로 파는 걸 타파스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해 놨을 뿐 ㅡ.,ㅡ

 
흰살 생선 카르파치오 - 소스가 의외로 올리브 오일 듬뿍. 전 올리브 오일 좋아해서 꿀떡꿀떡 넘어가는 맛에 잘 먹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하나 먹고 손도 안 대더군요. 양은..음;;적당. 타파스라고 접시를 조그만 데 줘서 양이 적어 보이는데, 둥그런 접시 가생이에 생선을 흩어놓고 가운데 샐러드를 놓으면 적지 않은 양으로 보일 듯.

소고기 라자냐 - 좀 큰 컵케익만한 데 나옵니다. 한우라고 써 있는데 가격이 싸서 고기는 별로 안 씹히겠구나 했는데 역시나 고기는 별로 없습니다. 그냥 먹을만 해요. 특별할 건 없고 그냥 라자냐 맛입니다.

성게알 크림소스 파스타 - 이건 mi piace 가면 잘 시켜 먹는 건데, 뭐 흉내는 냈습니다만 맛은 별로. mi piace 것보다 훨씬 빨리 질리더군요. 그래도 양은 mi piace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습니다.

명란 올리브 오일 파스타 - 예전에 파스타를 집에서 자주 해 먹을 때 올리브 오일 소스에 마늘이랑 고추 넣는 알리오 올리오라는 걸 종종 해 먹었는데요, 그냥 냉장고에 명란젓이 있길래 넣어 봤더니 맛이 훌륭해서 이후로 계속 그렇게 해 먹었던 나름 창작 요리..가 있었는데 이게 메뉴판에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뭐 역시나 양은 많구요, 명란젓은..좀 더 많아도 좋겠지만 뭐 요 정도여도 먹을만. 근데 뭐;; 이것도 맛이 나쁘진 않습니다만 제 입맛에는 역시 제가 한 게 더 맛있네요.

꽃등심 - 와규 꽃등심..스테이크를 미디움 레어로 궈 달라고 했는데 가생이는 미디움, 좀 안에는 미디움 레어, 가운데는 초 레어;; 거의 육회 수준이더군요. 스테이크 크기와 두께가 범상치 않아서 좋아했는데 굽는 솜씨가 재료를 못 따라가는 듯;; 한 가운데는 너무 날 거라 먹을 수가 없어서 남겼습니다. 그래도 뭐 가격에 비해 양은 많네요. 안 익은 부분 못 먹은 걸 제외하더라도 적은 양은 아닙니다.


와인은 뭔가 화이트가 먹고 싶어서 오스트레일리아의 Peter Lehman에서 만든 세미용 + 샤도네이를 먹었는데 예상대로 시큼하더군요. 딱 싼 가격에 먹을만 한 와인이었습니다.

와인 리스트는 의외로 비싼 것도 많습니다. Ch.d'Yquem도 있고, Ch.Margaux도 있고 그 외에 Lafite였나..Mouton이었나..할튼 5대 샤또가 몇 개 더 있었습니다. 근데 빈티지가 안 써 있어요;; 저 같은 사람이야 어차피 안 시킬 거니 상관 없지만, 이런 애들은 빈티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빈티지가 안 써 있는 게 참 아쉽더라구요. 누가 시킬지;;

아. 그리고 상하이 갈 때 면세점에서 사서 마시고는 최고라고 극찬했던 Pavie도 있더군요. Pavie는 우리 나라에선 거의 보기 힘든데 (A'Muse의 소뮬리에님 말에 의하면 한국 사람들이 잘 안 찾아서 들여 놓는 데가 없다더군요.) 있더라구요. 근데 가격이 76만원 ㅡ.,ㅡ 여튼 알마비바가 30만원이 훨씬 넘는 걸 보니 전체적으로 와인 값이 싼 가게는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종업원..음..이건 뭐 좀 불만족. 너무 알바 티납니다. 너무 비전문적이야. 와인을 시켜도 그 이름을 못 외워서 낑낑대고 있질 않나..와인 잔이 비어도 따라 주지도 않고 계속 돌아다니기만 하지..암튼. 새로 오픈할 때는 그래도 좀 경력 있는 사람들 데려다가 서빙을 하는 게 좋을 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뭐 오픈 기념으로 20% 할인을 해 줘서 가격대비 불만은 없는 식사였는데, 엄청 희귀한 것도 아니고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라서 -_-ㅋ 다시 올까 싶네요. 차라리 중국 요리를 이 정도 수준으로 하면 중국 요리 하는 데가 드무니까 다양성 추구..의 차원에서 종종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탈리아 요리는 여기보다 잘 하는 데가 너무 많아서요. 그냥 뭐랄까 딱히 차별화된 장점이 없습니다. 그 COEX에 있는 La Griilia인가. 거기랑 좀 비슷한 느낌도 나고, 청담동스럽게 분위기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다음에 이 건물에 식사하러 올 때는 2층으로 올라갈 듯.


그러고 보니 이 날 mi piace 사장님이 와서 드시고 계시던데 (아마 정찰하러 오신 듯) 별로 우리가 관심있게 볼 만한 가게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돌아가시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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