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은 가급적 존대말로 쓰려고 하는데, 스프링노트에 정리를 다 하고 보니...존대말로 쓰지 않았더군요. 이번 건 그냥 봐 주세요. =ㅅ= (개인적으로 이런 실험을 한 번도 설계해 본적도 수행한 적도 없는 초짜라 20명, 7%포인트가 의미가 있어? 라고 생각하지만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미국의 큰 보험사랑 손잡고 실험을 했고, 이게 의미가 있다는데 제가 토를 달 건 아닌 듯 합니다. ㅎㅎ 20명이 부족하다면 보험사에서든 맥킨지에서든 실험 대상을 더 크게 했겠죠.)
행동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이 기업과의 상호작용(interaction)을 한 후 느끼는 감정에는, 기분 좋은 경험과 기분 나쁜 경험의 sequence(순서, 조합 or 배열..)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Marshall School of Business 에 재직 중인 Richard Chase는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디자인할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라고 조언한다.
- 나쁜 경험을 앞부분에 위치시켜라. 그러면 고객은 이후의 상호작용에서 최초의 나쁜 경험을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하게 된다.
- 좋은 것은 나눠서 여러 번에 걸쳐 전달하고, 나쁜 것은 한 번에 묶어서 전달해라. 그러면 고객은 좋은 것이 더 많았다고 인식하게 된다.
- 끝 마무리에 집중해라. 상호작용 말미의 경험이 고객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 고객에게 선택권을 줘라. 그러면 고객이 상호작용의 주도권이 본인에게 있다고 느끼게 된다.
- 고객들이 익숙한 대로 나둬라. 행동을 바꾸도록 강제하면 고객은 혼란스럽고 불편하다고 느낀다.
미국의 한 보험사에서는 이런 원칙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군 20명, 대조군 20명 총 40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실험 사전 준비로 실험 대상자들을 간호사가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치료와 보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해 주는 건강 관리 프로그램에 가입하도록 했다.
1. 나쁜 경험을 앞부분으로
실험군에게는 보험 처리 상 착오가 있었다거나, 다른 의료시설로 옮겨야 한다는 등의 나쁜 소식. 또 현재의 고통 상태, 흡연 습관, 식습관에 대한 질문 같이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는 질문을 모두 통화 맨 앞부분으로 이동시켰다.
2. 기쁨은 나누고, 고통은 합치고
실험군은 모든 불편한 얘기를 통화의 맨 앞 부분으로 몰았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나머지 시간은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주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실험을 하다 보니 실험군이 간호사가 (생활 습관, 다음 진료 단계에 뭘 준비해야 하는지 등) 코칭해 주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느낀다는 것을 포착할 수 있었고, 이후에는 한 번 전화를 걸어서 여러 개의 코칭을 해 주도록 했다.
3. 마무리는 강렬하게
실험군과의 통화 마지막엔 늘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얻게 된 이득이 얼마고, 치료가 어느 단계에 이르러 잘 돼 가고 있음을 축하하는 등 기분 좋은 얘기들로 채웠다.
4. 선택권을 줘라
실험군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치료할 것인지, 어느 의료기관에 가서 어느 의사와 상담을 할 건지, 다음 전화를 언제 받을 건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매 단계마다 간호사는 "고객님이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가 제안해 드리는 선택지는 A, B, C입니다" 이런 식으로 고객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게 했다.
5. 습관들인 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대개의 경우에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식습관을 바꿔야 하고,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등 생활 패턴을 바꿔야 한다. 간호사들은 한 번의 통화에서 가급적 하나의 습관만을 바꾸도록 제시했고, 이 경우에도 "좋아하는 음식을 모두 안 먹기보다는, 좋아하시는 음식을 low-fat 제품으로 드시는 게 어떨까요?"같은 식으로 더 나쁜 선택지를 먼저 얘기하는 방식으로 전달했다.
결과적으로 위의 5가지 가이드라인에 따른 전화 서비스를 받은 실험군은 위의 규칙을 무시한 전화 서비스를 받은 대조군에 비해 서비스에 대해 만족도가 7%포인트 더 높았고, 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8%포인트 더 높았으며, 전화 서비스에서 제안한 대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게 된 경우가 5%포인트 더 많았다.
이런 원칙이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도 아니고 오퍼레이션 프로세스나 성과 지표를 바꾸게 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실험군을 담당한 간호사가 대조군 간호사에 비해 직업 만족도가 더 높았다. 게다가 대부분의 만족도 향상 효과는 실험 시작 후 2주 내에 나타났다.
다른 서비스 산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접근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 현재의 고객 접촉 프로세스를 모두 해체하고, 위에서 제시한 행동경제학 원칙에 따라 프로세스를 다시 만들어 보라. 빠르고, 측정 가능한 수준의 고객 만족 향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1개:
trackback from: EsBee의 생각
헛..링크가 잘못 됐네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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