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손이 닿지 않는 것에 불만 갖지 말고 먼저 가능한 것부터 해라.

회사 사람들과 술을 먹다 보면 (어느 조직에 있는 사람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회사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가많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불만을 위한 불만이 아니라 회사가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대응하려면 이런 체계를 갖춰야 하지 않겠냐. 이런 발전적인 경우가 많지만.

그런데 안타까운 점들을 저와 생각이 많이 일치하는 (그러니까 이런 방향으로 회사가 발전해야 한다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점입니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손이 미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회사 전체의 조직 형태를 변형한다거나, 회사 전체의 제도를 정비한다거나. 이런 엄청나게 큰 덩어리에 대해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근데 이런 건 한 두 명의 사람 (특히나 직급이 사원이라면..)이 한다고 해서 가능한 게 아니죠. 뭐 사장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사장이라고 해도 자기 혼자 이런 걸 이루긴 쉽지 않죠..)


이건 우리 회사만 그런 게 아니라 세상 모든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과 술을 먹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런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불만, 개선의 여지를 갖고 계신 분들이 좌절하지 않고 회사를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동력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방법은 뭘까..


제가 했던,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는 방법은 먼저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큰 틀을 잡고, 그 틀에 맞는 일 중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제는 디자인 경영을 해야 할 시대이고 우리 회사는 굉장히 디자인을 중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 내가 사장이라면 유명한 사람을 CDO로 모셔 오고, 디자인 경영팀을 내 직속으로 놓고 모든 업무를 디자인 최우선으로 해라..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내가 사원이라면? 내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곳에서 그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겁니다. 내가 특정 상품을 맡은 PM이라면 맡은 상품만큼은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한다거나. 내가 팀장이라면 우리 팀의 모든 업무를 디자인 최우선으로 한다거나. 내가 이 일을 제대로 하고 내가 이 일을 제대로 한 것으로 인해 성과가 난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이 따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PM인 제품이 디자인 경영으로 성과가 잘 나오면 내 옆자리의 동료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이런 사례가 몇 개 더 모이면 내 위에 과장도, 부장도, 나아가 사장도 내가 한 방식을 주목하고 또 그걸 다른 데 적용할 겁니다.


 Our Culture (high and popular) is usually created by people who are happy with the systems the world has given them.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주어진 상황(system)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어느 회사에나 변화를 갈망하는 직원들은 있고 그들은 내가 먼저 솔선수범을 하면 뜨거운 반응을 보입니다. 조그만 데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서 내 옆, 또는 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세요.

매일 술 마시면서 불만만 토로하는 것보다 이렇게 여러분들의 변화에 대한 열정을 작게라도 실현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댓글 2개:

lupin :

이 글은 굉장히 마음에 와 닿는군요. :)



과격하게 말해서 -_-; 술먹고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걸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은 쓸 데 없는 걱정을 하고 있는 걸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부류의 대부분은, 개인이 가진 이상이 높게 설정되어 있거나 또는 이로 인한 책임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뭐 저 역시도 -_- 쓸데 없는 걱정을 하는 부류긴 합니다만, 보통은 말씀하신대로 일하시는 분들이 성과를 더 잘 내더군요.



이런 부분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불만만 품고 행동하지 않으면, 바뀌는 게 없거든요.)

Chun S.B :

@lupin - 2009/12/01 15:36
옷~ 개인 블로그를 하도 소홀히 하다 보니 오신 줄도 모르고 ㅋㅋ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