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일 일요일

외부에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주도하면서 느낀 것들

 지난 몇 달간 회사 내에서 가장 변화가 필요한 부서에서 일선팀원의 활동을 주축으로 하는 변화 / 혁신 활동을 주도해 왔는데요. 그러면서 느낀 것들을 몇 가지 적어 봅니다. 부서 밖에 있는 제가 주도했으니 외부로부터. 윗선이 아닌 일선 팀 사원들을 주축으로 했기에 아래로부터의 변화..라고 해 봤습니다.

1. 그 부서의 수장이 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흐름에 동참하게 해야 한다.

 제가 제일 실패한 게 이건 거 같아요. 뭐 변명을 해 보자면 작년에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전 그 부장이 아직도 회사에 있을 줄 몰랐습니다.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사람이었고 회사에서도 거의 포기한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프로젝트 초창기엔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어떻게든 그 사람을 통해 일을 하게 하려고 했는데. 뭐 앞에서도 말했듯 사람이 좀 많이 아니라서 -_-  중간쯤엔 포기했습니다.

 근데 그러다보니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밑에 사람들을 으쌰으쌰하게 만들어 놔도, 이 걸림돌이 계속 주간 회의 같은 데서 영 엉뚱한 소리를 해 대니..사람들이 제 말이 맞는지. 그 사람 말이 맞는지. 어느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아주 웃긴 상황이 돼 버리더라구요.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 속에서 좌절해 버렸습니다.

2.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상해라.

 변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로 개인 성과 평가도 있었고, 우수 사원 시상도 있었는데 여기에 최근의 활동이 별로 고려가 안 됐습니다. 계속 이전처럼 하면 안 되고 변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전에 하던 걸 잘 한 사람에게 포상을 주니 사람들이 헷갈려 버렸죠.

 제일 웃긴 건. 최근에 회사에서 대대적으로 사람을 좀 정리했는데, 이번 변화의 흐름에 제일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사람들이 정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물론 대상자를 앞서 언급한 그 분이 만들었으니..놀랄 일도 아니죠) 이러니 뭐 말 다 했죠. 이제는 그나마도 계속 열정을 갖고 참여하던 사람들조차, 자신과 함께 열심히 하던 사람들이 나가는 걸 보고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아..스스로가 아무 권력도 권한도 없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내가 부장이 되고 사장이 돼서 권력을 갖는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진심으로 따라오지 않을 거다..이런 마인드로 정말 아무 권한도 없이 으쌰으쌰 해 봤는데..정말 ㅋㅋ 안 되네요. 

 아..이제 한 30% 정도 됐는데..이제 첫 계단을 만들어서 앞으로 한 칸 한 칸 쌓아 나가기만 하면 됐는데..하필 이 시점에 이런 일이 생겨 버리다니..하아.... 저는 뭐든지 스토리를 중시하는데, 지금까지 해 왔던 일에 연결해서 앞으로는 이렇게 합시다! 라고 얘기를 연결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ㅋㅋ

 에휴.. 부장 시켜달라고 그럴 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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